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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호 귀국서 검찰출석까지..`첩보전‘ 방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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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뉴스팀 기자

승인 : 2009. 04. 12. 13:08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가 미국 샌디에이고의 집을 나와 12일 아침 검찰에 출석하기까지의 과정은 `007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됐다.

건호 씨는 11일 오후 10시46분께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10시간여 만인 12일 오전 9시10분께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을 피해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건호 씨가 검찰에 나온다는 소문이 돌면서 수십 명의 취재진이 일찍부터 대검 청사 입구마다 진을 쳤지만, 그는 취재진의 눈을 피해 유유히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귀국 후 서울 시내 모처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경남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와는 전화로만 귀국 인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건호 씨의 극비 귀국은 미국에서 집을 나서면서부터 시작됐다.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이 언론을 통해 불거지자 그는 회사를 조퇴하고 하루 휴가를 내 샌디에이고 집에 머물다 지난 9일 밤 11시50분께(현지시간) 자택을 나섰다.

집에 아내와 아이들을 남겨두고 한인 남성 2명이 탄 차량을 이용했다.

모처에서 밤을 지낸 그는 샌디에이고 인근 공항에서 미국 국내선을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간 뒤 일본 도쿄를 거쳐 귀국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그는 국내 항공사가 샌프란시스코-도쿄 노선을 운항하지 않는데다 동선(動線)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외국 국적의 항공기를 타고 도쿄까지 이동했지만, 도쿄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올 때에는 취재망에 포착돼 귀국시간이 알려졌다.

검은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 차림으로 출국장을 나선 건호 씨는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입을 굳게 다물고 답하지 않았다.

`심경이 어떠냐'는 질문에 "좋지 않다"고 한 것과 그 후 이어진 질문에 "검찰 조사가 끝나면 말씀드릴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건호 씨가 공항을 빠져나가면서 그의 행선지를 알아내려는 취재진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입국 수속을 마친 건호 씨는 검은색 체어맨 승용차를 타고 공항을 쏜살같이 빠져나가자 언론사 취재 차량 4-5대가 따라붙은 것.

건호 씨의 차량은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에 가까운 질주를 했고, 취재진 차량도 이에 뒤질세라 엄청난 속도를 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서울 시내로까지 이어진 추격전은 서울 강남 도곡동 일대를 돌던 건호 씨 차량이 갑자기 차 한 대만 지나갈 수 있는 일방통행길로 들어서면서 끝이 났다.

체어맨 차량이 길을 막은 사이 건호 씨는 미리 준비된 다른 차량으로 갈아타고 사라진 것이다.

건호 씨는 그러고 나서 약 7시간 만에 검찰에 또 잠입(?)하는데 성공했다.
/연합
인터넷 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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