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소환 건호씨…전직 대통령 아들 수순 밟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금품로비 의혹과 관련해 12일 검찰에 전격 소환된 노 전 대통령의 외아들 건호씨를 두고 전직 대통령 아들들의 비극적 운명이 반복될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전격 소환된 건호씨는 박 회장의 600만 달러가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너가는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담당했으리라는 의혹의 한가운데에 있다.

전직 대통령의 아들들이 불법행위와 비리에 연루돼 사법처리를 받는 일은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현재까지 대통령 아들 중 사법 처리를 받은 사람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 지만씨,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 홍일ㆍ홍업ㆍ홍걸씨 등이다.

지만씨는 마약복용 혐의로 6차례나 적발돼 구속된 전력이 있고, 재용씨는 아버지의 비자금을 관리하면서 71억여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로 2004년 구속됐다.
현재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으로 정치적인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현철씨는 아버지가 현직에 있을 때 구속됐다.

현철씨는 문민정부 말기인 1997년 5월 검찰의 한보그룹 특혜비리 수사 과정에서 업체들로부터 이권청탁 명목으로 65억여원을 받고, 증여세 13억여원을 포탈한 혐의가 드러나 구치소 신세를 져야 했다.

이후 그는 2004년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 20억원을 받은 혐의로 다시 구속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도 권력을 남용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장남인 홍일씨는 구속은 면했지만 차남 홍업씨와 3남 홍걸씨는 아버지 재임 기간에 구속 수감됐다.

홍일씨는 참여정부 때인 2003년 ‘나라종금 로비’ 수사 과정에서 1억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가 드러나 불구속 기소됐다. 홍업과 홍걸씨는 2002년에 각각 청탁 대가로 22억여원을 받은 혐의와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됐다.

건호씨는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지난해 2월 베트남에 있는 박 회장을 방문해 500만 달러를 투자 받았을 때 동행하는 등 자금거래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500만 달러 중 일부가 건호씨 몫이거나 연씨가 세운 ‘타나도 인베스트먼트’란 투자회사의 대주주가 건호씨라는 의문도 잇달아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