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세분기 만에 1조원대 회복
미국發 관세 변수에 2분기 실적 비상
"美 생산 확대 등 리스크 다각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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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2조7398억원, 영업이익 1조2591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8% 늘었고, 영업이익은 5.7% 줄었다. 매출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영업이익이 감소하긴 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비교적 선방했단 평가다. 특히 영업이익은 1분기 기준 6년 연속 1조원을 웃돌았고, 지난해 2분기 이후 세 분기 만에 1조원대에 재진입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는 매출 6조6968억원, 영업이익 64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3%, 영업이익은 9.9% 늘어난 수치다. 계절적 성수기 효과와 함께 구독 등 신사업의 가파른 성장세가 수익성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지난해 치솟았던 물류비가 안정화되면서 비용 부담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에는 중동 사태 장기화 등으로 물류비가 전년 대비 16.7% 늘어난 3조1110억원을 나타냈다. 글로벌 해상 물류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지난해 7월 3700선까지 올랐지만, 올해 들어선 1300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앞서 KB증권은 올해 LG전자 물류비가 전년 대비 6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HVAC 사업이 주력인 ES사업본부도 실적 기여도를 높였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500억원,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21% 성장했다. 현재 LG전자는 HVAC 사업을 B2B 핵심 축으로 육성 중이다. 지난해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HVAC 사업을 분리, 독립 사업본부로 운영 중이다. 오는 2030년까지 HVAC 사업에서 매출 2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글로벌 수주 확대와 연구개발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축구장 9개 규모인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에 HVAC 솔루션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장 사업을 맡고 있는 VS사업본부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2조8400억원이다. 유럽 OEM 고객사 판매가 늘었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도 호조를 보이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반면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유일하게 소폭의 매출 하락을 겪었다. 신사업격인 웹OS 사업이 성장을 이어가긴 했지만, 전 세계적인 TV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시장의 관심은 2분기로 향한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라 주요 사업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LG전자는 가전 성수기 효과에 2분기까지 견조한 실적 흐름을 보여왔지만, 올해에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전자의 주요 글로벌 생산거점인 태국과 베트남의 경우 각각 36%, 46%의 고관세가 매겨진 상태다. 공급망 조정이 이뤄지더라도 일시적인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가량 줄어든 98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관세 리스크에 대해) 전사 차원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대응하고 있다"며 "일정 수준 판가 인상을 통한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탁기, 건조기 물량을 미국 테네시 공장으로 이전해 미국 생산 물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며 "3, 4분기에 상호관세가 본격화되면 영향이 클 것으로 보여, 2분기에 고객사와 별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