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팜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외교관들의 4월 30일 기념 행사 참석을 금지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와 관련된 질문에 "해당 보도의 정확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 대변인은 "4월 30일의 승리는 양심과 정의의 승리였고, 베트남 국민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미국 가정들의 고통과 상실을 끝낸 사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수년간 베트남과 미국 두 나라 국민들의 여러 세대에 거친 큰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양국 관계가 이토록 발전해올 수 있었다"며 "4월 30일을 기리는 것은 과거를 용서하고, 평화·화해·치유와 미래지향의 정신이라는 불멸의 가치를 기리는 것"이라 강조했다.
항 대변인은 양국이 과거의 적대 관계를 딛고 외교 관계를 수립한 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까지 격상한 점을 언급하며 "양국 관계가 계속해 강력하게 발전해 나가는 것은 두 나라 국민들의 공동 이익과 염원에 부합하고, 세계와 지역의 평화·안정·협력·발전에 기여할 것"이라 강조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마크 내퍼 주베트남 미국 대사를 포함한 고위 외교관들에게 올해 50주년이 되는 베트남 전쟁 종전 관련 행사에 불참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베트남에서 열리는 각종 토론회 등 행사에 참석하는 미국 참전용사들에게도 정부의 지원이 없을 것이라는 방침이 전달됐다고 전했다.
미국이 불참하는 것과는 달리 중국·라오스·캄보디아 군대는 4월 30일 열리는 대규모 퍼레이드에 참석한다. 항 대변인은 "남부 해방과 통일 50주년은 베트남 국민들은 물론 민족 해방 투쟁에서 함께 했던 국제사회 친구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특별한 행사"라며 이웃국 군대의 참여가 "협력과 우호가 더욱 굳건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베트남 외교부는 "베트남 정부의 초청에 따라 여러 국가들의 고위급 대표단, 국제기구 대표, 평화·반전운동 단체, 미국 시민단체 인사들이 행사 참석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은 한국 대표단 참석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에선 베트남 민주공화국(북베트남·월맹)이 남베트남의 수도 사이공을 함락시킨 1975년 4월 30일을 '남부 해방기념일'로 부르며 국가 통일의 날로 기린다. 남부해방과 통일 50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옛 남베트남의 수도였던 호치민시에서 대규모 퍼레이드 행사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