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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러 ‘흑해 휴전’·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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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3. 26. 07:57

백악관 발표…러시아 제재 완화 추진
우크라 곡물 수출항 공습 중단 담겨
전쟁 3년만에 첫 의미 있는 휴전조치
epaselect UKRAINE RUSSIA CONFLICT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중재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휴전협상에 대해 언론에 설명하고 있다. / EPA 연합뉴스
미국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에서의 교전을 중단하기로 합의했으며,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러시아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농산물·비료 수출 등에 대한 국제 제재 완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이 시작된 지 3년 만에 이뤄진 첫 번째 의미 있는 휴전 조치가 될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NYT)·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에 종식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신속히 회복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끌어낸 이번 합의에 대해 유럽 국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미국 중재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3일간 양측 대표단과 별도로 회담을 가졌다. 회담 종료 후 백악관은 각각의 협상 결과에 대해 별도 성명을 발표하고, 해상 및 에너지 시설 공격과 관련해 양측과 개별적으로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백악관은 각 측의 핵심 요구 사항에 대해 일정 부분 보장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농업 이익과 관련한 보장 외에도, 백악관은 포로 교환, 민간인 억류자 석방, 강제 이송된 우크라이나 아동의 귀환 등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사안들에 대한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러시아는 특히 흑해 협정이 발효되려면 일부 러시아 은행들이 배제됐던 국제 금융결제 시스템인 SWIFT(국제은행간 통신협회)에 다시 편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제재 완화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모두 미국이 이번 합의를 이행하도록 보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상대국이 이를 준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이번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완전한 휴전과는 거리가 있으며 휴전이 언제, 어떻게 이행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불분명하다고 NYT는 지적했다. 앞서 지난주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원칙적으로 에너지 시설 공격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러시아는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이 3월18일부터 30일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18일 이후에도 양측은 서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정전 합의가 즉각 발효될 것이라고 밝히며, 러시아가 이를 위반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가 제재 부과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경고했다.

흑해 상에서의 휴전 합의는 무엇보다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수출 제한으로 세계적 식량 위기가 악화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항구를 재개방하고 전쟁 전 수준만큼 수출을 재개했지만 항구는 지속적으로 공습의 표적이 돼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그런 공격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과 흑해 내 안보 강화는 러시아가 오랫동안 추구해 왔던 목표이기 때문에 러시아에 유리한 조치로 평가된다고 NYT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협상을 서두르면서 러시아의 요구를 성급하게 수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포기하고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관계 개선이 "엄청난 경제적 이익과 평화가 달성된 후의 지정학적 안정성"을 가져올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 바 있다고 NYT는 전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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