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경쟁 속 수익성 악화 및 불완전판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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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6일 미국 지수 추종 ETF2종의 총보수(운용 수수료 등)를 기존 연 0.07%에서 10분 1수준인 연 0.0068%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운용 측은 "업계 최저 수수료 수준"이라며 "미국 투자자들 확대에 따른 보답 차원"이라고 수수료 인하 배경을 밝혔다. 이후 7일에는 삼성자산운용도 KODEX 미국S&P500 ETF와 KODEX 미국나스닥100 ETF의 총보수를 연 0.0099%에서 0.0062%로 인하한다고 밝히면서 '최저 총보수'라고 강조했다.
두 회사의 수수료 인하 경쟁은 계속돼 왔다. 지난해 4월에도 삼성자산운용이 미국 대표지수 4종 ETF 총보수를 연 0.05%에서 0.0099%로 인하했는데, 이후 미래에셋운용도 TIGER CD1년금리액티브 등 수수료를 0.0098%로 내리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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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 ETF시장이 크게 확대된 점도 자산운용사들의 출혈 경쟁의 배경이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182조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말에는 173조 1000억원 수준이던 ETF 순자산총액이 한달새 10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일평균 거래대금만 3조 7000억원에 달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으로 수수료가 낮아졌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리한 운용보수 인하로 불완전판매나 건전성 우려도 제기된다. 상품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아닌 보수 인하 경쟁에만 나선다면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도 자산운용사들의 ETF 수수료 경쟁에 대해 "소비자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질적 경쟁이 결여된 채 시장이 혼탁해지지 않도록 소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일부 자산운용사들의 무리한 경쟁 속 투자자들의 혼란도 가중된 상황이다. 이날 금감원은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부적절한 ETF광고에 대해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국내 최저', '최조' 등의 과장 문구로 투자자들을 현혹시켰다는 지적이다. 예상 수익률이나 목표 수익률 등 실현되지 않은 수익률을 강조한 사례도 적발됐다. 한 ETF광고는 '1억원을 투자하면 1년 뒤 1080만원을 받는다'고 했는데, 이는 미래의 수익이 마치 확정된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분배금 ETF는 지급된 분배금만큼 ETF순자산이 줄고, 기초자산이 하락할 경우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데도 손실 위험이 거의 없는 상품으로 광고해 투자자들을 유인한 사례다.
금감원 관계자는 "허위 또는 과장 광고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내부통제 강화도 지속적으로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