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 수정 불가피
미 '상호관세', 일 예외 없어
일본의 대미투자 1조달러..."회담 때마다 검증받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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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9일 '미·일 황금시대는 금도금인가'라는 기사에서 '정상회담에는 실패가 없다'는 말이 있듯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간 첫 만남도 예외 없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빛나는 것을 겉모습일 뿐이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냉철한 시각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성공' 평가가 애당초 '낮은 기대치'의 반증이기도 하다며 '골프 외교'까지 구사하면서 '각국 정상 가운데 가장 좋은 개인적 관계(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를 구축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비교, 이시바 총리에 대해 방미 전부터 불안해하는 시각이 있었다고 전했다.
니콜라스 세체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에 맞서 현상 유지를 한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며 특히 안보 분야에서 '일본을 100% 지킨다'는 언급을 얻어낸 것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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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을 자동차업체인 닛산(日産)이라고 세번이나 잘못 말한 후 "그들은 구매(purchase)보다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그들은 US스틸을 소유(own)하는 게 아니라 많은 투자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닛케이는 "구매는 법률 용어도, 회계 용어도 아닌 애매모호한 단어"라는 기업 인수 전문 미국 로펌의 평가를 전하면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지분 전체 취득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이나 11일 발표할 것 같다고 한 '상호 관세'에서도 일본은 예외 인정을 받지 못했다. '상호 관세'는 각국이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것이 골자인데, 일본은 미국산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농업 분야를 중심으로 어려운 국내 조정이 시급하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닛케이는 특히 이시바 총리가 일본의 대미 투자를 전례 없는 1조달러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것이 향후 불씨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후 미·일 외교사에 정통한 야마구치 와타루(山口航) 일본 테이쿄(帝京)대 전임강사는 '일본의 대미 투자 1조달러',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1000억달러 감축' 등의 수치 목표는 첫 회담 성과로서 '성공'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향후 회담 때마다 검증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닛케이는 "'금도금'이 언제 벗겨질지 모른다"며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이시바 정부의 약속 이행을 압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 일본과 교역에서 685억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일본은 2023년 미국에 7833억달러를 투자한 최대 투자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