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군사행동 근거
미 총기 제조업체·판매점, 은행 등 법적 위험
경제, 카르텔과 얽힌 멕시코, 카르텔 테러조직 지정 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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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특정 카르텔을 글로벌 테러리스트 및 해외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을 국무부에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과 관련, △ 국방부 자원을 통해 당국에 카르텔 요원을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 더 많을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 카르텔 자금 제공자와 관련 기업들을 추적하며 △ 마약 실험실에 대한 드론(무인기) 공격과 같은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행동을 위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관리와 안보 전문가들이 평가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멕시코 및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25% 추가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유예했다. 당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국경 강화를 위해 13억달러를 투자하고, 1만명의 요원을 국경 보호에 투입하며, '펜타닐 차르(czar·제정 러시아 황제·최고 책임자)'를 임명하고, 마약 카르텔을 테러리스트로 지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카르텔과 펜타닐 밀거래를 막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카르텔에 대한 해외테러조직 지정이 미칠 영향에 대한 법적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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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총기 제조업체와 판매점이 카르텔에 총기를 넘기면 법적 위험에 직면할 수 있고, 미국에서 멕시코로의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 및 기타 기업들도 비슷한 처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약 카르텔은 멕시코 경제와 깊숙이 얽혀 있는 것도 멕시코가 테러조직 지정에 사실상 반대하는 이유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토마토·피망·오이 대부분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접한 멕시코 서부 시날로아(Sinaloa)주에서 재배되는데, 많은 농부가 카르텔에 밭 물 대금을 지불하고 있다. 광산업체나 아보카도 재배업체 등은 카르텔에 돈을 상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는 법무부·재무부와 협의해 조만간 해외테러조직으로 지정할 카르텔의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큰 단체로 시날로아·할리스코(Jalisco) 카르텔을 꼽고 있다. 이 카르텔들은 펜타닐을 미국으로 밀수출하는 주요 조직이다. 2023년 미국 내 펜타닐 중독 사망자는 약 7만5000명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현재 60여개 단체를 해외테러조직으로 지정했는데, 거의 중동·아프리카·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단체로 마약 카르텔을 지정하는 것을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에서 진심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