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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캐나다·멕시코·중국산에 추가관세 부과...무역전쟁 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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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2. 02. 09:24

트럼프, 캐나다·멕시코산에 25%, 중국산에 10% 추가 관세 부과 행정명령 서명
상대국 보복관세 부과시, 추가 관세 인상...WSJ "트럼프, 무역전쟁 포문"
캐나다·멕시코·미 경제 타격...미 가계 부담 증가 확실시
USA-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캐나다 및 멕시코산 수입품에 25%, 중국산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미국의 3대 교역국인 캐나다·멕시코·중국산 수에 각각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3개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캐나다산 석유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는 10%다.

◇ 트럼프, 캐나다·멕시코산에 25%, 중국산에 10% 추가 관세 부과 행정 명령 서명
보복관세 부과시, 추가 관세 인상 조항 포함...트럼프 "불법 이민자·펜타닐 위협, 국제경제비상권한법 발동"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 명령 서명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번 조치가 "불법 이민자와 펜타닐을 포함한 치명적 마약이 우리 시민을 죽이는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에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통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정 명령은 오는 4일 효력이 발생하고, 기업들이 이번 관세에서 특별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절차가 없고, 이 3개국이 미국으로의 불법 펜타닐 유입을 완전히 막을 때까지 이번 조치가 유지될 것이라고 백악관 관리들이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특히 이번 행정 명령에는 캐나다·멕시코·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의 추가 관세를 인상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아울러 800달러 미만의 캐나다산 화물을 면세로 허용하는 '소액 배송(de minimis)'도 제대로 검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우려 때문에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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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과 개인 차량들이 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워싱턴주 블레인의 퍼시픽 하이웨이 입국 검문소를 통해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AFP·연합뉴스
◇ WSJ "트럼프, 무역전쟁 포문"...캐나다 총리 후보 "보복관세로 대응"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무역전쟁의 포문을 여는 것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캐나다·멕시코·중국이 보복관세로 대응하고, 미국이 관세를 재차 인상하면서 자유무역 체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무역전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추가 관세 부과의 빌미를 제공한 미국으로의 불법이민 및 펜타닐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면서도 보복관세 부과를 준비하고 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대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NYT가 2명의 캐나다 정부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트뤼도 총리의 후임으로 출마한 마크 카니 전 영란은행 총재는 이날 보복관세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캐나다는 괴롭힘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캐나다가 보복관세로 효과적으로 반격할 수 있는 능력은 거의 없다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은 2023년 캐나다에서 약 4186억달러의 상품을 수입했으며 이 가운데 원유·천연가스·전기, 기타 에너지 관련 제품 수입액이 최소 1060억달러를 차지한다. 캐나다의 대미 흑자액은 643억달러로 2016년 대비 5.8배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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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들이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미국-멕시코 국경 오타이 메사 입국 검문소를 지나고 있다./AFP·연합뉴스
◇ 셰인바움 멕시코 정부, 트럼프·공화당 지지 러스트벨트·농업 지역 조준 보복관세 준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정부도 보복관세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외교부 장관을 지낸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은 31일 대통령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 소비자는 과일·채소·육류·자동차·가전 등 상품에서 더 비싼 가격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는 수많은 미국 가정에 영향을 끼칠 것이며, 전략적 실수로 여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트럼프 및 공화당 지지층이 집중된 러스트벨트(미국 북부 쇠락한 공업지대)와 농업 지역을 정밀 조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2023년 멕시코의 대미 무역흑자는 1525억달러로 중국(2791억달러)에 이어 두번째 많으면서 2016년 대비 2.4배 늘어 무역전쟁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1월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하는 새 북미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AP·연합뉴스
◇ 관세전쟁, 캐나다·멕시코·미 경제 타격...미 가계 부담 증가 확실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워윅 맥키빈 선임 위원은 1월 17일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부과로 캐나다의 경제 성장률이 최대 1.3%포인트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은 올해 1.68%포인트 오르며, 멕시코 경제 성장률은 최대 2%포인트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이 올해 2.29%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맥키빈 위원은 미국 경제에 대한 타격도 불가피하다고 예측했다. 미국의 성장률이 2026∼2029년 매년 0.2%포인트가량 낮아지고, 올해 인플레이션을 0.43%포인트 높이는 영향을 주는 등 트럼프 대통령 임기 4년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000억달러(290조원) 감소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이번 추가 관세 부과로 미국 가계 비용이 연평균 약 1300달러(190만원)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했고, 비영리 싱크탱크 택스파운데이션은 그 액수가 830달러(약 121만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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