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외교부 대변인 "중미관계 타격...결연 반대"
펠로시, 중러북 권위 정부에 비판적...91년 톈안먼서 민주화 깃발 펼쳐
대만 부총통 "진정한 친구"
|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펠로시 의장이 8월 일본·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를 순방하면서 대만을 방문하고, 하와이 체류 기간 인도·태평양사령부 본부를 방문할 것이라고 이 사안에 정통한 인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의 규정을 엄중히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엄중하게 해치며 중·미관계의 정치적 기초에 엄중한 타격을 주고, 대만 독립을 꾀하는 분열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줄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중국 측은 어떤 형식으로든 미국과 대만이 당국 간 왕래를 하는 데 결연히 반대한다"며 "미국 의회는 미국 정부의 구성 부분으로, 미국이 시행 중인 하나의 중국 정책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월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실현되지 못했다. 당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악의적인 도발'이라고 비난했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 현직 하원의장으로서는 1997년 뉴트 깅그리치 당시 의장 이후 25년 만이 된다. 펠로시 의장의 지역구는 중국계가 많은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이고, 중국·러시아·북한 등 권위주의 정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펠로시 의장에 대해 깊은 불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그는 1991년 중국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민주화 깃발을 펼치고 1989년 민주화 요구 시위자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에 항의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펠로시 의장이 중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여왔으며 1월 28일 미국을 방문한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부총통과 화면 회담을 가졌다.
라이 부총독은 트위터에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펠로시 의장을 '인권 투사'이면서 대만의 진정한 친구라고 칭하면서 "우리는 미국과 대만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적었다.
라이 부총독은 암살당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조문을 위해 지난 11일 일본을 방문했고, 여당 민진당 의원들과 함께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방일할 것으로 전해지는 등 대만의 대(對)미국·일본 관계 강화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 사무실은 보안 의례 때문에 해외 방문에 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했고, 이 계획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대만 방문이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논의됐지만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우장안(歐江安) 대만 외교부 대변인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보도와 관련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FT는 백악관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에 우려를 표했고, 행정부 내부의 의견이 갈린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