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동맹, 바이든 신뢰할까"
라이스 전 국무장관 "한국, 민주화에 수십년 걸려"
"7세기 탈레반 지배 아프간에 20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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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소속으로 하원의장을 지낸 뉴트 깅그리치는 18일(현지시간)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아프간 사태를 보고 한국·대만·유럽 등 동맹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2001년 아프간 전쟁을 시작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는 미국이 아프간에서 너무 빨리 철수했다며 한국에서보다 더 적은 공헌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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깅그리치 전 의장은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을 거론하면서 “전 세계는 미국 정부가 20년 동맹(아프간)으로부터 등을 돌리면서 발생한 리더십의 분명한 대규모 실패를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이 체면을 지키려고 얼마나 빨리 동맹으로부터 등을 돌리는지 보이는가. 이게 미국에 얼마나 위험한지도 보이는가”라며 “동맹을 무질서하게 자르고 달아나는 바이든의 결정을 세계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대만·유럽·한국이, 또는 다른 동맹이 왜 바이든 대통령을 믿고 의지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 깅그리치 “바이든, 20년 동안 미군의 30배 목숨 잃으면서 싸운 동맹 아프간 비방”
깅그리치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16일 대국민 연설에서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의 책임을 아프간 정치 지도자와 군에게 돌린 것을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은 어떻게 수십년 동안 목숨을 걸고, 탈레반과 싸우고 미국과 동맹을 맺은 용감한 아프간인들을 비방할 수 있는가”라며 “이것은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에 관해 말한 가장 비겁한 거짓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20년간 전쟁으로 약 2448명의 미국인이 사망한 반면 아프간군은 거의 30배(6만9000명 추산)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이 포기하고 국외로 도망쳤고, 아프간 군대는 때로는 싸우려 하지도 않고 무너졌다”며 “아프간군이 그들 자신을 위해 싸우려 하지 않는 전쟁에서 미군이 싸우거나 죽을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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깅그리치 전 의장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인권이 우리 외교 정책의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는 말한 것을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탈레반이 아프간의 모든 여성과 소녀들을 억압하기 시작하고, 여성과 소녀들을 억류해 탈레반 전사들과 결혼하도록 강요하는 정책을 도입하는 상황에서 바이든은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라며 “바이든은 탈레반의 승리가 7세기 사상에 뿌리를 둔 중세 운동에 의한 여성에 대한 거대한 승리라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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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라이스 전 장관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주둔 미군의 조기 철수 결정을 비판하면서 한국의 성공 사례를 들었다.
그는 “엄밀히 말하면 미국이 가장 오랜 전쟁은 아프간이 아니고 한국”이라면서 “한국전쟁은 승리가 아닌 휴전 협정이라는 교착상태로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수십년 동안 민주주의를 달성하지 못했고, 70년이 지난 지금, 수준 높은 한국군조차 단독으로 북한을 억지하지 못해 미군 2만8000여명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한반도의 안정적인 균형과 한국이라는 귀중한 동맹, 인도·태평양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아프간이 한국은 아니다”며 “아프간에서 (한국에서보다) 훨씬 작은 공헌으로 합리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인들에게 시간을 더 주는 것은 전투 부대를 수반할 필요가 없었고, 훈련·항공지원·정보를 위한 핵심 미군의 주둔뿐이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이 된 한국도 민주화를 이루기까지 수십년이 필요했던 만큼 7세기 동안 이어진 탈레반의 지배와 30년간 내전을 끝난 아프간에서 안정적인 정부가 수립되는 데 20년은 불충분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테러리즘에 대한 미국의 성과를 공고히 하고, 미국의 안전을 확고히 하는 데도 20년이 부족했고, 미국과 아프간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었다고 말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대통령은 그가 반복적으로 말해온 것처럼 한국이나 유럽으로부터 우리 군대를 감축할 의향을 갖고 있지 않다”며 한국과 유럽의 경우 내전이 아닌 시기에도 외부의 적에 대항해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오랫동안 미군의 주둔을 유지해 왔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유럽의 경우는 아프간과 달리 내전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미군을 계속 주둔할 것이라는 설명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