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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공항 혼돈 속 한국대사관 직원과 교민, 탈레반 순찰 카불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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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08. 17. 15:17

카불공항, 아프간인 몰려 극도의 혼돈 상황
항공기 매달렸다가 떨어진 사람 등 7명 사망
아프간인 대피, 우선순위 밀려
탈레반, 카불 순찰..."거리에 여성 한명도 없어"
Afghanistan
수백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16일(현지시간) 카불공항을 이륙하는 미군 수송기 C-17에 탑승하려고 시도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이후 아프간인들이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몰려들면서 극도의 혼돈 상황이 연출됐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자국민 철수 우선 원칙에 따라 지난 20년 동안 미국과 동맹국에 협력해 탈레반의 보복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아프간인들이 미국 등 해외로 탈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카불공항이 혼돈에 빠진 상황에서 탈레반이 카불을 순찰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자 미국 등 서방국가 대사관 직원들은 헬기를 이용해 카불공항으로 대피했다. 이에는 최태호 대사 등 한국대사관 직원 3명과 교민 1명도 포함됐고, 이들은 17일 오전 2시(한국시간 오전 9시)께 카불을 떠났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탈레반의 보복을 두려워한 수천명의 아프간인들도 공항으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그 숫자는 16일 새벽 크게 증가했다.

절망적인 아프간인들은 이륙하는 미군 수송기에 매달리고, 수명이 미군의 총에 맞아 사망했으며 항공기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미친 듯이 기어오르는 등 카불공항은 혼돈에 빠졌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미군 고위당국자들은 AP통신에 항공기에서 떨어진 수명을 포함해 7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을 향해 총을 쏜 총기 소지가 2명이 미군에 의해 사살됐다고 밝혔다.

AP는 목격자를 인용, 16일 늦은 밤, 수백명의 아프간인들이 공항에서 그들을 밀어내려는 미군과 그들을 억류하려는 탈레반 사이에 갇힌 채로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혼돈으로 인해 카불공항은 운영이 중단됐다가 16일 오후 11시께 재개됐다고 미 합동참모본부 병참 담당 행크 테일러 소장이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이와 관련, WP는 16일 카불공항에서 민간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17일 군용기 운항만이 재개됨으로 인해 아프간인의 우선순위가 낮다는 비난이 있다고 밝혔다.

WP는 “더 나빠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며 “치안 위협을 감안하면 서방 정부가 오랫동안 대피를 계속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모든 사람이 대피 항공기로 탈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일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터저널(WSJ)은 공항 터미널 내부의 상점들을 약탈당했고, 일부 탈레반 전사들이 공항에 진입해 자주 공중을 향해 총을 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고 목격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카불과 다른 일부 지역의 비정부기구(NGO)는 탈레반 전사들이 사무실을 방문해 NGO의 활동을 등록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AP는 탈레반이 카불을 순찰하고 있다며 한 카불 거주 20대 여성이 자동차로 15분 운전하는 동안 거리에 나온 여성을 한명도 보지 못했다며 “시간이 멈춘 느낌이었고, 모든 것이 변했다. 우리의 삶과 미래가 끝난 것처럼 느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2001년 축출되기 전 통치한 5년 동안 극단적인 이슬람 율법(샤리아) 적용해 음악·TV 등 오락을 금지했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가혹한 벌을 허용했다.

여성은 교육 및 직업 금지에 공공장소 부르카(여성의 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 착용이 의무였고, 성폭력과 강제 결혼이 횡횡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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