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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아프간군에 20년간 98조 투입...혜택은 탈레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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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08. 17. 12:08

AP "탈레반, 아프간 정치력뿐 아니라 헬기·전투기 등 미국 화력 장악"
미, 1450억달러 아프간 재건비 중 830억달러 군·경찰에 투입
바이든 "아프간에 1조달러 지출, 30만 군 훈련...싸울 의지 주지 못해"
Afghanistan
수백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16일(현지시간) 미군 군용기가 이륙하는 카불공항 활주로를 달리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보안군에 대한 미국의 지난 20년 동안 830억달러(97조5000억원) 투입의 궁극적인 수혜자는 15일(현지시간) 아프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됐다.

AP통신은 16일 아프간 보안군이 매우 빠르고 완전하게 붕괴됐다며 이같이 전하고 탈레반이 아프간의 정치력뿐 아니라 총·탄약·헬기·전투기 등 미국이 제공한 화력도 장악했다고 설명했다.

AP는 미국 국방부 관리가 탈레반이 갑자기 축적한 미국 제공 장비는 엄청나다고 확인했다며 예상보다 훨씬 이른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은 미군과 미 정보기관이 일부 경우 싸우기보다 그들의 차량과 무기를 포기하는 것을 선택한 아프간 정부군의 생존 가능성을 잘못 판단한 난처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의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에 따르면 미국은 아프간 재건에 약 1450억달러를 지출했고, 이 가운데 약 830억달러는 군대와 경찰을 발전시키고 유지하는 데 사용됐다. 미국이 2001년 10월 아프간 침공 이후 사용한 금액은 8370억달러이다.
AP는 미국이 지난해 미국 해병대 예산의 거의 두배에 해당하는 830억달러를 투입하고도 지속 가능한 아프간 군대와 경찰을 만드는 데 실패해 붕괴한 이유는 군사 분석가들의 수년 동안 연구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기본적인 관점은 이라크에서 일어난 것과 다르지 않는데 아프간군은 우수한 무기를 갖추고 있지만 전투 동기라는 중요한 요소가 빠져있는 공허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분석했다.

Afghanistan
수백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16일(현지시간) 카불공항을 이륙하는 미군 수송기 C-17에 탑승하려고 시도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이 아프간에 1조달러 이상을 지출했고, 약 30만명의 아프간 군대를 훈련시키고, 놀랍도록 잘 무장시켰다며 아프간군 규모는 많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 군대보다 더 컸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아프간에 군인의 급여와 공군 유지, 그리고 근접 항공 지원 등 필요한 모든 도구를 제공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줬지만 줄 수 없었던 것은 그 미래를 위해 싸울 의지였다”고 말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도 “돈으로 의지를 살 수 없고, 리더십을 구입할 수 없다”며 아프간 정부의 몰락이 군과 정치 지도자 때문임을 시사했다.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아프간 전쟁 전력을 조언한 더그 루트 예비역 미 육군 중장은 아프간인들은 유형 자원은 받았지만 더 중요한 무형 자원이 결여돼 있었다고 말했다.

AP는 아프간군 건설 훈련은 미국 국방부가 아프간군의 급여까지 지불할 정도로 전적으로 미국의 기부에 의존하고 있었다며 너무 자주 돈과 엄청난 양의 연료를 부패한 장교와 정부 감독자들이 빼돌렸는데 이들은 장부를 조작해 ‘유령 군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SIGAR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급료 지급 기준 아프간군 규모는 30만699명이다.

반면 탈레반은 적은 병력과 덜 정교한 무기, 그리고 공군력 없이도 우월한 군대임을 입증했는데 미국 정보기관은 탈레반의 우월성의 범위를 크게 과소평가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4월 14일 아프간주둔 모든 미군의 철수를 발표했을 때도 이렇게 극적으로 성공할 탈레반의 마지막 공격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AP는 지적했다.

나토 추산에 따르면 탈레반 병력 규모는 최대 8만5000명이다.

AP는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발표가 아프간군의 사기를 꺾었고, 그 붕괴를 예고했다고 분석했다.

아프간주둔 미군 사령관의 고문을 지낸 스티븐 비들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군 철수의 문제는 미국이 아프간에서 ‘볼장 다 봤다’는 신호를 아프간 전국에 보낸 것이라며 미군이 집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4월 이전에 느리지만 꾸준히 전쟁에서 지고 있던 아프간 정부군 사이에 싸우지 않고 포기하려는 충동이 ‘들불처럼 퍼졌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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