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2만200명 미국 이송 준비"
WP "서방정부, 대피 지속 여부 불분명"
"군용기만 운항 재개, 아프간인 우선순위 낮아"
영 국방 "모두가 탈출할 수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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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2만2000명의 아프간 특별이민비자(SIV) 수령인들을 미국으로 이송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미군은 더 많은 SIV 적격 아프간인들과 그 가족을 아프간에서 이주시키기 위해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미국대사관과 미국 비정부기구(NGO)·미 언론에서 일해 큰 위기에 처한 아프간인들에게 난민 접근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호단체에 따르면 SIV 신청자와 그 가족의 수는 8만명에 이른다고 WP는 전했다. WP와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지난 20년 동안 세 언론사에서 일한 아프간인들과 가족 204명이 카불공항으로 대피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들이 출국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는 8월 31일까지 하루에 최대 5000명을 대피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지만 절망적인 아프간인들이 이륙하는 항공기에 매달리고, 수명이 미군의 총에 맞아 사망했으며 항공기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미친 듯이 기어오르는 등 혼돈에 빠진 16일 카불공항 상황은 상서로운 시작이 아니었다고 WP는 지적했다.
이 신문은 “더 나빠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며 “치안 위협을 감안하면 서방 정부가 오랫동안 대피를 계속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모든 사람이 대피 항공기로 탈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일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16일 카불공항에서 민간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17일 군용기 운항만이 재개됨으로 인해 아프간인의 우선순위가 낮다는 비난이 있다고 전했다.
한 유럽국가 관리는 “문제는 절망적인 아프간인을 위한 비자 발급이 비행기에서 그들을 위한 공간을 찾는 것만큼 덜 발급된다는 것”이라며 독일·프랑스·미국 공관이 먼저 자국민을 대피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며 누가 궁극적으로 아프간을 떠날 것인지에 대한 불안과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유럽국가 관리는 “모든 것이 공항의 치안에 달려있다”며 “상황이 더 나빠지면 대사들과 나머지 직원들이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진실은 (아프간 함락이) 예상보다 빨리 전개됐다는 것”이라며 아프간 상황이 힘들고 엉망으로 완전과 거리가 멀었다면서도 아프간인들의 대피 지연이 그들이 일찍 떠나기를 원하지 않았고, 아프간 정부가 대규모 엑소더스(대탈출)가 ‘신뢰의 위기’를 초래할까 두려워했다며 책임을 전가했다.
이에 루터교 이민난민국의 크리쉬 오마라 비냐라자 회장은 자신의 단체가 몇달 동안 아프간을 떠나고 싶었지만 비자 처리와 다른 문제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간인들과 여전히 연락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일부는 카불에 있으면서 대피할지, 공항으로 갈지 고민하고 있으며 일부는 현재 탈레반이 통제하는 지방의 집에 숨어있지만 모두 미국 영토에서 안전을 찾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