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보좌관 '1년 이내 시간표' 제시, 백악관 대변인도 언급
비핵화 원칙도 혼선, 미 국무부 기존 CVID 대신 FFVD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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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1년 이내 시간표’ 발언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부 인사들이 시간표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그런 시간표를 제시(provide)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볼턴 보좌관은 지난 1일 미국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폼페이오 장관이 가까운 장래에 북한과 모든 대량 살상무기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1년 이내에 어떻게 폐기할 것인지 협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나워트 대변인의 ‘시간표 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달 24일 “나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두달, 여섯달 등의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북·미 실무협상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시간표 비설정’이 미국 측의 기본 입장이라는 데 힘이 실린다.
하지만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2일 폼페이오 장관의 세 번째 방북 사실을 전하면서 볼턴 보좌관의 ‘1년 이내 시간표’를 언급해 미 행정부 내 ‘시간표’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샌더스 대변인은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결정한다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1년 안에 폐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현재로선 긍정적인 변화를 향한 큰 모멘텀이 있고 우리는 추가 협상들을 위해 함께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국방부 고위관리는 지난달 24일 ‘미국 정부가 조만간 북한에 비핵화를 위한 특정 요구사항이 담긴 시간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지난달 13일 오후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에 도착해 “우리는 북한의 ‘주요 비핵화’를 앞으로 2년 반 내에 달성할 수 있다는데 희망적(hopeful)”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 원칙을 놓고도 혼선이 드러나고 있다.
국무부는 2일 폼페이오 장관이 7~8일 일본 도쿄(東京)를 방문, 한국과 일본의 지도부를 만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final, fully verified)’ 비핵화(FFVD) 합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 날 FFVD와 트럼프 행정부의 당초 목표였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차이를 묻는 질문에 답변을 피하면서 “우리의 목적은 김 위원장이 동의한 대로 FFVD”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회담 전부터 견지해온 우리의 대북 정책은 싱가포르 회담 후에도 우리의 정책으로 그대로 유지된다”며 CVID와 FFVD가 사실상 동일한 내용이라고 자인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21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 대신 ‘전면적 비핵화(Total Denuclearization)’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한편 나워트 대변인은 3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일정과 관련, 1박 2일 일정으로 대략 하루 반가량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폼페이오 장관이 5일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를 타고 출발해 6일 평양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5일 6·12 북·미 정상회담 후속 협상을 위해 북한으로 출발한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 지도자와 그의 팀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