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을 최근의 정치적 위기에서 찾았다. 오 교수는 “유례 없는 국정공백이 기업심리를 극도로 낮추고 있다”며 “해외 유수의 전망치마저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저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지금 한국 경제는 컨트롤타워 자체가 없고, 국제금융시장마저 흔들리는 상황이어서 개별 기업의 대응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이어 “정치적 움직임이 경제적 추진력을 앗아가 버렸다”며 “심리적 디스카운트가 현실 경제의 디스카운트로 전이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해결책은 꽁꽁 언 기업심리를 녹이는 일로 귀결됐다. 김성태 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은 언젠가는 해결될 수밖에 없다”며 “좀 더 중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수요 자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는 설명이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기업 스스로 외부 요인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며 “기업은 정치가 아닌 비즈니스를 하는 존재”임을 강조했다. 지배구조를 비롯한 경영 투명성 확보, 회계 시스템의 정직한 적용 등 기업 스스로의 노력을 강조했다.
한편 얼어붙은 기업심리는 지수로도 증명됐다.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12월 전망치를 91.7이라고 발표했다. BSI가 기준치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 답을 한 기업이 긍정적 답을 한 곳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100 이상이면 그 반대다. 전경련은 “11월 기업 실적치 또한 91.0를 기록해 19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며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 연속 기준선 하회 기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