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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적신호] 최순실 유탄맞은 기업 총수들… ‘경기 한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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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16. 12.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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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심리가 7개월 연속 기준치를 하회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줄이는 등 한국 경제가 ‘최강 한파’를 예고하고 있다. 경제 상황은 악화되고 있지만 삼성·현대차·LG·롯데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오는 6일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들 총수들은 통상적으로 진행하던 일정도 미루고 청문회 준비에 몰두하고 있어 기업들의 내년 사업계획 수립, 인사, 투자결정 등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대내외 주요 경제지표와 기업 투자 현황을 살펴본 결과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1.0을 기록해 19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하는 등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장 기간 기준선을 밑돈 기록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올 초 공표했던 투자액도 모두 시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3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재한 ‘주요 투자기업 간담회’에서는 국내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는 지난해보다 5.2% 늘어난 122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주요 30대 그룹은 올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R&D) 사업 투입을 1.9% 늘리는데 그쳐 미래 성장 동력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비용 감소액은 두산그룹(-1830억원), 삼성그룹(-821억원), 포스코(-377억원), 현대중공업(-290억원), 한화그룹(-151억원), 대우조선해양(-143억원), 대림그룹(-99억원) 순으로 컸다.
반면 사내유보금은 높았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대 재벌의 사내 유보금이 550조를 돌파했다고 지적했다. 사내유보금이 높을수록 일반 영업이나 자본 거래 등을 통해 번 돈을 투자나 배당에 활용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지만 각 그룹들은 6일 예정된 최순실 관련 청문회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예상 시나리오를 검토하는데 여념이 없다. 특히 국회의원들의 공격적인 질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방법을 강구 중이다. 재계는 이번 사태를 잘 넘기지 못하면 기업 운영에 중대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불안감에 쌓여있다.

재계 관계자는 “연말임에도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과 관련해서 매진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최종 결정자인 그룹의 총수가 청문회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진행 속도가 더딘 상태”라면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임원 인사도 계획들이 틀어지거나 지연될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청문회 출석 예정 기업의 관계자는 “인사는 만사라고 할 만큼 아주 중요한데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청문회 등에 불려 나가니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번 국회 출석 대상인 재계 총수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구본무 LG그룹 회장·최태원 SK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손경식 CJ 회장·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조양호 한진그룹 회장·허창수 전경련 회장이다. 특히 이 부회장·정 회장·구 회장·최 회장·손 회장·허 회장 등은 처음으로 청문회에서 국회의원 앞에 서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문회를 앞둔 재계 일각에서는 연말 인사 연기를 검토하는 등 전반적으로 업무가 지체되는 현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통상 12월 첫 주 사장단 인사를 해오던 삼성은 이를 중순 이후로 연기했다. 현대차는 매년 12월 진행하던 해외 주재원 교육을 취소했다. 롯데의 경우 인사 및 호텔롯데 상장 등은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지만 이달 중순 예정된 신규면세점 특허와 관련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는 여러 가지로 무어라 언급하기 어렵다”면서 “경제 사령탑이 부재하고 경제가 심각한 상태에서 기업 수장들이 청문회에 불려 가면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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