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양국의 관계가 상생은커녕 이른바 양패구상(兩敗俱傷)이 될지도 모르는 상태로 계속 흘러가서는 곤란하다. 더구나 이 경우 더욱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는 쪽은 한국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해서든 상생, 즉 윈-윈의 길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지경학적(地經學的)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와 척을 진다는 것은 자신의 눈을 찌르는 것과 하나 다를 바 없는 어리석은 행동인 만큼 진짜 그래야 한다.
다행히도 양국 관계는 아직 파국을 운운할 정도로 갈 데까지 가지는 않았다. 중국 역시 사드 문제로 인해 양국 관계가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멀리 나가는 것을 바라지 않는 듯하다. 이에 대해서는 김장수 주중 대사도 최근 “요즘 중국 고위층을 자주 면담한다. 이렇게 대화를 하다 보면 변화를 느낀다. 안보와 관련한 우리의 고충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면서 중국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도 유연한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사드 배치가 정말 불가피하다면 열과 성을 다해 논리적으로 설득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내정을 간섭하지 말라는 식으로 나간다면 상생은 진짜 양패구상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응하면서 지금까지 보인 2인3각 같은 일사분란한 협조 체제의 분위기를 되살릴 필요가 있지 않나 보인다.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방면에서는 상생의 가능성이 더욱 많다고 해야 한다. 중국이 사드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경우 정경분리의 원칙이나 중국인들의 전형적인 전략인 구동존이(求同存異·의견일치를 구하나 정 안 될 경우 이견은 남겨둠)를 주장할 필요가 있다. 이들 분야에서는 중국도 한국과 충돌이 생기면 자신들고 괴로울 수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수긍할 수밖에 없다. 현재 분위기로 보면 상생의 분위기가 깨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불행 중 다행이 아닌가 보인다.
한국과 중국이 계속 불화를 겪을 경우 양국 관계 뿐 아니라 동북아 정세도 불안해지게 된다. 한반도나 동북아의 평화는 요원해진다. 모두가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상생만이 답이다. 한국으로서는 따라서 이런 입장을 견지하면서 중국과 인내를 가지고 계속 대화를 해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