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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인도 뉴델리에서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대학원생 마손다 케타다 올리버(29)가 오토릭샤(Auto-Rickshaw·삼륜차 力車의 일본식 발음)를 누가 먼저 멈추게 했는지를 놓고 시비를 벌이다가 인도 주민 3명에게 살해 당한 이후 인도 내 아프리카 외교가와 유학생 사이에서 인도 정부와 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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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언급은 ‘인도의 안전 문제가 다른 국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만 ‘사건’에 대한 안이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인도 정부의 재발 방지 약속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힌두스탄 타임스는 ‘장관이 외교적 문제(fire)에 기름을 끼얹었다’고 비판했다.
콩고뿐 아니라 인도 주재 아프리카 국가 외교사절들은 ‘살해’ 사건을 인도에서 나타나고 있는 아프리카 출신에 대한 ‘편견과 인종 차별주의’라고 비판하고 인도문화교류위원회(ICCR)가 27일 개최한 ‘아프리카 데이’를 보이콧할 것이라고 했었다.
보이콧은 수슈마 스와라지(Sushma Swaraj) 인도 외교부 장관의 재발 방지와 엄격한 법 집행 약속, 그리고 비자이 쿠마르 싱(Vijay Kumar Singh) 외교부 국무장관(Minister of State)의 설득으로 취소했지만 인도 내 아프리카 사회의 인도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사무엘 P. 얄리(Samuel P Yalley) 주인도 가나대사는 ‘아프리카 데이’ 행사장에서 “아프리카여 나의 통곡을 들어라. 나는 미지의 냉각된 관 속 깊은 곳에 고통의 얼음으로 냉동되고 얼룩진 채 누워있다. 누군가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말해야 한다”는 취지의 시를 참석한 외교사절과 인도 정부 관계자에 배포하면서 사건에 대한 분노를 표시했다.
아프리카 외교사절들은 이번 사건을 ‘인종주의와 아프리카 공포증’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 싱 장관은 “범죄이지만 미리 계획되거나 인종주의적인 것이 아니다”고 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하게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라는 해명이다. 하지만 곧바로 지난 25일 인도 중남부 텔랑가나(Telangana)주 하이데라바드(Hyderabad)에서 나이리지아 출신 대학생 다밀로라 카짐(23)이 주차 문제로 이웃과 시비를 벌이다가 쇠막대기로 머리를 구타 당해 부상을 입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싱 장관의 해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3일에는 ‘인도 실리콘밸리’ 카르나타카(Karnataka)주 벵갈루루(Bengaluru)에서 탄자니아 출신 여대생이 반라 상태에서 집단 구타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아울러 인도 내 3만명에 달하는 인도 유학생들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28일 ‘다수의 아프리카 출신 유학생들이 다음 학기에는 인도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콩코 대학원생 ‘살해’ 이후 지난 23일과 25일 콩고 킨샤사에서는 인도 거주지와 상점에 대한 폭력 사태가 발생, 2명의 인도 교민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는 인도의 아프리카 공들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인도는 지난해 10월 아프리카 54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뉴델리에서 열린 ‘인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국가에 향후 5년 간 100억 달러의 양허성 차관(concessional loans)과 6억 달러의 무상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