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라슈트라주 샤니 싱나푸르 사원, 결국 법원 명령에 따라 여성 출입 허용...여성단체 '만시지탄이지만 환영'
힌두교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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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서부 카르나타카(Karnataka)주 벵갈루루(Bengaluru)의 한 힌두교 사원의 외부 모습./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인도 여성이 400년 만에 처음으로 중서부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 샤니 싱나푸르(Shani Shingnapur) 힌두사원의 성소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마하라슈트라주 한 마을의 이 사원에 있는 힌두교 ‘대지의 신’ 샤니데브(Shanidev)를 상징하는 검은 돌이 있는 곳에는 여성의 출입이 금지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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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 ‘대지의 신’ 샤니데브(Shanidev).
한 여성이 지난해 이곳에서 의식을 진행하려고 시도했다가 출입이 금지되면서 전국적 이슈가 됐다. 인도 언론은 이 문제를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특히 방송은 여성단체가 사원 출입을 시도할 때마다 이를 생중계했다.
이 문제에 대해 봄베이(뭄바이의 옛 명칭) 고등법원은 지난 1일 ‘여성도 사원의 성소에 들어갈 수 있는 기본권을 가졌고, 정부는 이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가졌다’고 판결했다.
봄베이 고등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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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베이(뭄바이의 옛 명칭) 고등법원. 1848년에 건립된 신고딕 양식의 건물로 뭄바이의 관광명소이기도 하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하지만 법원의 판결은 곧바로 시행되지 못했다. 여성운동가 데사이(Desai)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다음 날인 2일 사원 출입을 시도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방해로 무산됐다. 이에 시민단체의 거센 비판을 받은 주정부가 ‘사원 출입을 막는 자에 대해 6개월의 징역에 처한다’고 엄포를 놓았고, 사원의 이사회가 8일 여성의 출입을 허락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400년 만에 여성 출입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데사이 등 여성들은 이날 성소에 들어가 의식을 진행했다. 데사이는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한다(Better late than ever)’고 했다.
데벤드라 파드나비스(Devendra Fadnavis) 주총리는 “카스트·성별에 대한 차별의 관념을 마음에서 완전히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