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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켓 경기, 외교이면서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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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기자

승인 : 2016. 03. 16. 15:57

세계 최고인기 T20 크리켓 월드컵 인도서 개막...인도-파키스탄 전 앞두고 외교전, 인도 정치권 싸움
APTOPIX India World T20 Cricket India New Zealand
뉴질랜드 크리켓 대표팀 선수들이 15일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 나그푸르(Nagpur)에서 열린 인도 대표팀과의 T20 크리켓 월드컵 개막전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인도 정부가 파키스탄 외교관 7명이 파키스탄 크리켓 대표팀을 격려하기 위해 인도 동북부 웨스트 벵갈(West Bengal)주 콜카타(Kolkata)를 방문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인도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불허의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파키스탄 정부는 주파키스탄 인도 부대사를 불러 엄중 항의했다.
파키스탄 크리켓 대표팀은 오는 19일 콜카타 에덴 가든스(Eden Gardens)에서 인도 대표팀과 T20 크리켓 월드컵 경기를 치른다.

인도 대표팀이 15일 중서부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 나그푸르(Nagpur)에서 치른 T20 크리켓 월드컵 개막전에서 뉴질랜드에 패하면서 파키스탄전에 쏠리는 인도 국민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밧찬
인도 국민배우 아미타브 밧찬(Amitabh Bachchan 가운데 검은 옷)이 2월 14일 저녁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 뭄바이(Mumbai) 기르가움 쵸파티(Girgaum Chowpatty) 특설무대에서 열린 ‘메이크 인 인디아’ 주간 문화행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밧찬은 오는 19일 동북부 웨스트 벵갈(West Bengal)주 콜카타(Kolkata) 에덴 가든스(Eden Gardens)에서 열리는 T20 크리켓 월드컵 인도-파키스탄 전에 앞서 인도 국가를 부른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이 경기에 앞서 인도 ‘국민배우’ 아미타브 밧찬(Amitabh Bachchan)이 인도 국가를 부른다. 밧찻은 영화뿐 아니라 시 낭독과 댄스를 혼합해 애국심을 고취하는 공연, 공익광고 등에 출연하기도 한다. 인도를 전 세계에 알리는 관광부의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은 인도-파키스탄 크리켓 경기가 “민족주의의 대리전(15일자 인디안 익스프레스)”이라고 할 정도로 단순한 스포츠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인도와 파키스탄과의 관계, 그리고 크리켓이 양국에서 누리는 인기와 의미 때문이다.

양국 관계는 한국에 있어 일본과 북한을 혼합한 것에 비유될만하다. 통일의 대상으로 여길 만큼 동질성이 있으면서 전쟁 등의 구원이 있고, 테러 등으로 인한 안보위협은 현재진행형이다.

크리켓은 영국 식민시대의 산물이면서 양국에서의 인기는 신앙이라고 할 정도로 높다. 전 세계적으로도 축구·럭비와 함께 최고 인기스포츠에 속한다. 크리켓 선수의 인기와 명예, 그리고 부는 인도 발리우드(Bollywood) 스타들에 비견될 정도다.

세계 랭킹면에선 인도가 1위로 7위의 파키스탄에 앞선다. 하지만 양국 관계의 복잡성을 감안하면 성패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인도가 전날 경기를 포함해 세계 4위의 뉴질랜드에 5연패한 것도 세계 랭킹만으로 경기 결과를 쉽게 가늠할 수 없게 한다.

현대차 크리켓협회
구영기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장(오른쪽)이 9일 인도 뉴델리 한 호텔에서 아누락 타쿠르르(Anurag Thakur) 인도크리켓위원회(BCCI) 사무총장과 공식 후원 협정을 체결한 후 크리켓 배트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인도법인 제공
인도-파키스탄 크리켓 경기는 양국의 자존심이 걸린 ‘대리전’이면서 동시에 인도 정치의 ‘대리전’ 성격도 띤다. 당초 이 경기는 인도 북부 히마찰 프라데시(Himachal Pradesh) 다람살라(Dharamsala)에서 열린 예정이었다.

전통 라이벌의 최고 빅매치가 인구 5만의 다람살라에서 개최되는데 대해 이곳 출신이면서 인도크리켓위원회(BCCI) 사무총장인 아누락 타쿠르(Anurag Thakur) 인도국민당(BJP) 국회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타쿠르 의원의 부친은 히마찰 프라데시주 주총리를 지냈다.

하지만 비르바드라 싱(Virbhadra Singh) 현 주총리는 ‘파키스탄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장소 변경을 요청했다. 안전 문제를 내세웠지만 국민회의당(INC·콩그레스) 소속의 싱 주총리와 타쿠르 집안과의 정치적 구원이 작용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 같은 우여곡절 끝에 경기는 19일 콜카타 에덴 가든스로 변경됐다.
하만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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