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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오브 인디아’ 인도 시장 성공의 3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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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기자

승인 : 2015. 10. 04. 15:08

[인터뷰] 존 킴 삼목에스폼 인도법인장 "영어 실력, 사전준비, 본사 지원이 중요"...매년 300% 매출 신장
코트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인도 뉴델리 지부가 운영 중인 ‘코트라 뉴델리 수출인큐베이터 센터(소장 김성재)’ 소속 한국 중소기업들이 지난달 22일 인도 안드라 프라데시(Andhra Pradesh)주 최대 도시 비샤카파트남(Visakhapatnam)시 한 호텔에서 진행된 ‘한·AP주 기업 1대 1 상담’에서 인도 기업 관계자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인도가 새로운 세계 경제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인도 진출에 관심을 가진 한국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해외진출을 처음 모색하는 기업뿐 아니라 중국 등에서 사업을 한 경험을 있는 기업들도 인도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실질구매력 평가기준(PPP·2013년) 국내총생산(GDP) 세계 3위이면서, 실질 경제규모도 2030년경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대 경제강국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인도 내수시장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출범한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디지털 인디아’ 등 경제정책도 인도 투자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회장과 최고경영자(CEO), 그리고 경제학자들은 ‘라이징 오브 인디아(Rising of India)’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울러 인도는 서남아시아·중동·아프리카 수출의 전진기지로도 주목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은 인도 내 자동차 수출 1위 기업으로 이 같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인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은 2007년 85개사를 정점으로 2014년 35개사(한국수출입은행)로 급감하고 있다. 이는 일본 기업이 2013년말 현재 1072개사가 진출, 전년도(926개사)에 비해 146개사(16%)가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 기업의 사업 거점은 같은 기간 1804개에서 2542개로 41%(주인도 일본대사관) 급증했다. 인도 진출 독일 기업은 1700개사에 이른다.
인도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가 경제발전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로 한국을 꼽고 ‘러브 콜’을 보내고 있는 것이 무색할 정도다.

이 같은 관심과 현실의 갭은 정확한 정보가 적어 인도가 아직 미지의 세계라는 점과 관련이 깊다. 아시아투데이가 국내 방송·신문 중 유일하게 특파원을 파견해 인도 진출 한국 기업의 소식을 전해 온 것도 이 같은 정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노력이었다. 지난달 29일에는 이준규 주인도 한국대사와 한국 기업 인도법인의 법인장·임원들을 초청해 인도 경제와 사업 환경 등에 관해 논의하는 기회를 가졌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이미 인도에 진출해 성공신화를 써 가고 있는 대기업보다 새로운 시장 개척을 준비하고 있는 중견·중소기업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아시아투데이는 연속기획 ‘라이징 오브 인디아, 한국 중소기업 인도 시장 개척기’를 마련했다. 인도에 진출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견·중소기업 인도법인장들을 인터뷰해 그들의 경험과 성공 노하우를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john kim
존 김(John Kim) 삼목에스폼 인도법인장
그 첫번째로 4일 뉴델리에서 존 김(John Kim) 삼목에스폼 인도법인장을 만났다. 삼목에스폼은 각종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알루미늄 거푸집 (Aluminum Formwork)을 전문적으로 생산·판매·임대하는 업체로 이 부문 국내 1위 기업이다. 김 법인장은 미국 변호사(뉴욕·뉴저지주) 출신으로 외교통상부 통상법무관실 변호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체결지원위원회 통상전문관 등을 역임한 후 2011년 자신의 경력과 전혀 다른 분야에 입사, 수개월 후 또 다른 ‘미지’의 땅 인도에 왔다.

- 인도 진출 이유와 시기는.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봤다. 인도에는 4만여개의 건설사가 있고, 건설 현장이 많아 알루미늄 거푸집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판단했다. 2011년 10월 인도에 부임해 다음해 3월 법인을 설립했다.”

- 지금까지 성과는.

“법인설립 다음해부터 매출이 발생해 매년 300~500% 성장했다. 2명으로 단출하게 출발했는데 지금은 100여명이 함께 일하면서 인도 건설회사 45개사와 거래하고 있다.”

- 어려운 점도 많았을텐데.

“인도는 기업하기 어려운 곳이다. 인도의 비즈니스 관행은 우리와 많이 다르다. 거래의 불투명성 문제도 있다. 아울러 법규상 규제가 많고 복잡하며 기업 친화적 환경이 아니다. 세금 체계는 복잡하고 세율은 높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고민도 많이 했다. 이후 우리 기준이 아니라 인도인의 사고와 행동 기준으로 그들을 바라보기 시작하니 많은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 처음 영업을 시작했을 때를 회상하면.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기’였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실마리는 인도건설협회를 찾아 사무국장을 만난 것이었다. 사무국장에게 회사 소개를 부탁하고, 델리시에서 개최되는 건설업계 최대행사에 참석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행사장에서 시행사·시공사 사장들을 만나 명함과 회사 및 제품 소개 브로슈어를 전달했다. 이후 이메일을 보내고, 특별한 일이 없어도 만나곤 했다. 이들이 나중에 자신뿐 아니라 다른 기업을 소개를 해주기도 했다.

지방 출장이 많았다. 사실 당시 본사에서 ‘우리 회사 내에서 경비를 가장 많이 쓰는 곳이 인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비행기가 연착돼 5분 정도 밖에 만날 수 없는 상황도 있었지만 그래도 비행기에 올라탔고, 그것이 나중에 사업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경쟁사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 실무자보다 사장 등 의사결정권자를 만나 우리 제품의 비교우위를 설명했다. 실무자는 불투명한 사업 관행의 유혹에 빠져있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 인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임직원의 역량, 특히 영어 실력이 중요하다. 회사와 제품 소개뿐 아니라 협상 과정의 돌발 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의사소통이 자유로워야 한다. 비즈니스뿐 아니라 가족 이야기를 하면서 믿음을 쌓을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

그리고 철저한 사전 준비도 필요하다. 인도인들은 머리가 좋고, 협상 실력이 매우 뛰어나다. 그래서 가상 미팅을 수없이 반복한 후 실제 협상에 들어갔다. 회사와 당사자의 절실함도 새로운 시장 개척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다.

아울러 코트라 수출인큐베이터센터에 사업장을 두고 정보와 가이드를 받은 점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던 큰 요인이다.”

- 인도 진출을 생각하는 한국 기업에게 조언을 한다면.

“철저한 시장조사와 사전준비가 중요하다. 제품에 대한 인도 시장의 수요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준비 과정부터 인도 철수 상황까지 상정한 시나리오를 단계별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본사가 인도 현장 임직원에게 권한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인도 시장에서 조금이나마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면 최소 2년을 지나야 한다. 그런데 6개월만에 철수하거나 법인장이 교체되는 경우를 봤다. 그래서 현지 법인 관계자 사이에서 ‘인도 고객보다 본사 설득이 더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우리 회사가 비교적 순조롭게 인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본사와의 원활한 소통과 지원이었다.”
하만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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