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호는 이곳 교민만을 겨냥한 것이 아닌 듯했다. 입장하지 못해 경기장 바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행사를 지켜보는 1만5000여명의 교민, 힌디어뿐 아니라 말라얄람어·타밀어로 생중계된 라디오를 청취하는 260만 UAE 전체 교민, 그리고 식전행사부터 2시간 넘게 현지를 생중계하는 주요 TV 방송을 시청하는 인도 국민을 향한 메시지였다.
지난해 4월 집권 이후 실시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디지털 인디아(Digital India)’ ‘스왓치 바랏(Swachh Bharat·클린 인디아) 등의 정책으로 세계적으로 높아진 인도의 위상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모디 총리는 “인도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활용해 조국이 최고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 세계가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동참해 인도로 오고 있다”며 “외국기업의 직접투자가 48% 늘었다”고 했다.
모디 총리는 교민들을 격려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인도 교민은 UAE에서 인도를 자랑스럽게 하고 있다”며 “특히 걸프 지역의 교민들은 인도가 핵실험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았을 때 가장 헌신적으로 조국을 지원했다”고 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새해를 맞이한 인도 서남부 케랄라(Kerala)주 출신 교민을 겨냥해 주 공식 언어인 말라얄람어로 새해인사를 하기도 했다.
모디 총리의 연설은 △인도·UAE의 대테러 협력 방안 △최근 타결된 방글라데시와의 영토협정 △네팔 지진 때의 인도의 지원 △국민통합 및 국내 정치 등을 총망라한 내용이었다.
모디 총리는 파키스탄을 겨냥, “인도와 UAE는 극단주의, 그리고 종교와 테러리즘을 연관시키려는 그 어떤 시도도 배격한다”며 “종교를 이용해 테러리즘을 정당화하고 지원·후원하는 국가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탈레반·나쁜 탈레반, 좋은 테러· 나쁜 테러는 없다”며 “테러와 함께 할 것인지, 휴머니즘과 함께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모디 총리는 아울러 국민회의당(Congress)이 집권했던 전 정권을 겨냥해 “인도에서 매주 700편 이상의 항공기가 운항되는데 인도 총리가 이곳까지 오는데 34년이 걸렸다”며 “인도국민당(BJP)이 집권했을 때 걸프 지역 교민들이 기뻐했다”고 했다.
연단에는 ‘마르하바(Marhaba·환영) 나모(모디 총리 애칭)’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연설은 ‘모디’ ‘나모’를 연호하는 참석자들에 의해 10 차례 가까이 중단되기도 했다.
인도 언론은 이날 연설에 대해 모디 총리가 2014년 9월 미국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1만8000명의 인도 교민 앞에서 행한 연설을 재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