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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본부장은 이날 인도 델리시와 인접한 하리야나(Haryana)주 구르가온(Gurgaon)시 코트라 뉴델리 무역관에서 아시아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인도가 세계시장의 표준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조업의 중심이 일본·미국에서 중국으로 왔고, 이제 인도양으로 오고 있다고 했다. 중국에 대한 인도의 비교우위에 대해 △값싸고 우수한 노동력 △부품·설비조달 능력 △혁신제품 및 사업모델 개발 능력 등을 꼽았다. 특히 이미 오피스 지원 엔지니어링과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글로벌 센터가 된 인도가 제품개발의 설계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며 이 능력이 제조업과 결합하면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기업이 인도의 러브콜을 기업가의 프론티어 정신으로 수용해 ‘지금’ 인도시장에 진출하지 않으면 기회는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이 코끼리 등에 올라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인도시장론은 인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스리랑카·뭄바이에 이어 뉴델리까지, 지난 8년동안 인도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도통 최 본부장에게서 듣는 인도시장론은 더욱 설득력 있고 ‘긴박’하게 들렸다.
-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왜 ‘지금’ 인도인지?
“인도는 세계 3대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실질구매력 기준(PPP 2015년)으로 7조9900달러다. 제조업의 중심이 중국에서 인도양쪽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 진출 우리 기업들이 인건비 급등으로 인한 노동력 확보의 어려움과 치열한 경쟁 등으로 대부분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인도의 인건비는 중국의 4분 1에 불과하다. 인도 내수뿐 아니라 중동·아프리카 12억, 동남아시아 6억의 시장에 인접해 있어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인도 정부가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시행하면서 여러 가지 혜택을 주고 있다.
인구 구성면에서도 인도는 젊은 시장이다. 우수한 엔지니어링 능력을 가진 청년층이 800만명이다. 2030년이면 생산가능인구가 중국을 추월한다. 인도가 세계시장의 표준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한국이 인도시장을 놓치면 주요 무역국가가 될 수 없다.”
- 한국경제의 미래성장동력을 인도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미인지?
“그렇다. 우리는 경제 프론티어 정신으로 무역입국을 실현하면서 일본·미국에 이어 중국시장에서 동력을 찾았다. 경제와 시장의 발전 속도, 잠재력면에서 다음 성장동력은 인도다. 물론 아직 사회기반시설(인프라)이 열악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비됐을 때는 경쟁자가 선점하기 때문에 어렵게 된다.
우리는 과거 미국·중국 등 세계 표준시장에 들어갔을 때 기업가 정신과 열정을 가지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해 성공했다. 지금 인도시장을 공략하면 기회가 있다.
인도 정부는 한국의 투자를 선호한다. 일본은 의사결정이 늦고 도전정신이 부족하다고 한다. 우리는 한번 결정을 하면 스피드하게 목표달성을 위해 매진하는 에너지 열정이 있다고 보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해 한국 기업의 투자를 요청했다. 인도가 한국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모디 총리의 임기가 끝나는 4년 후면 더 이상 한국을 부르지 않을 것이다. 부를 때 와야 한다. 한번 실기하면 지금 같은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다. 이미 중국·독일·일본·동남아 국가들이 인도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인도를 수출시장으로 뿐만 아니라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인도는 인력이 우수하고, 부품설비조달, 혁신제품 및 사업모델 개발 능력이 뛰어나다. 인도 내에 생산기지를 확보해 인도뿐 아니라 주변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앞으로 인도시장에서 성공하면 세계시장에서 성공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미국·중국에 이어 인도가 세계 표준시장이 되는 것이다. 인도가 필요로 할 때 투자해야 한다. 다른 나라 기업들이 선점한 후에는 우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 모디 정부에서의 인도 경제 변화를 어떻게 보는지?
“올해 모디 총리 집권 1년차인데 세제 및 토지취득법 개정, 규제완화 등 개혁입법이 통과되면 세계 제조업의 허브가 되려는 인도 정부의 정책이 동력을 받아 결실을 맺기 시작할 것이다. 이미 세계적인 제조업체들이 인도를 주시하고 있다. 세계최대 전기전자위탁생산업체인 팍스콘이 인도 투자를 결정했다. 중국의 생산시설 일부를 인도로 옮기는 것은 획기적인 사건이다. 외국기업의 인도시장 진출이 본격화된 것이다. 일본도 상당히 적극적이다. 앞으로 4년이 지나면 이 트렌드는 마무리된다.”
- 인도의 산업구조는?
“서비스 산업이 중심이다. 국내총생산에서 서비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6%였다. 제조업은 16%에 머물고 있다. 매년 1200만명이 구인시장에 나오고 있는데 이들에게 일자리를 줘야 한다. 서비스 산업으로는 한계가 있다. 제조업 발전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줘야 경제가 한단계 성장한다.
청년들의 열망은 민주화·카스트제도 문제 해소 등 사회문제가 아니다. 자신과 자식세대의 인간적인 삶이다. 인도는 유권자가 8억명이 넘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다. 이들의 의료·교육·경제적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5년마다 치르지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그래서 주정부가 경제성장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 후반 또는 90년대 초 중국 지방정부(성)의 공무원들이 하듯이 인도 각주 공무원들도 외국기업 유치활동을 하고 있다. 이곳 코트라에도 면담 신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기업을 찾아가 주 상황을 설명하고 투자유치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올 테면 오라’던 종전 태도와 완전히 달라졌다.
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업의 결과다. 모디 총리가 외국을 방문해 물꼬를 트면 주정부가 이를 사후 점검·추진한다.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외교부와 통상 관련 부처가 주정부의 외국투자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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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 차원에서 외국기업과 인도기업은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주정부 차원에서는 투자 규모가 크고, 고용창출 효과가 큰 기업에 대해 부지확보, 부가가치세 및 전기요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 인도시장은 여전히 우리에게 미지의 세계인데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인도 문화, 인도인의 심리에 대해 깊이 이해해야 한다. 인도에 관한 한국의 자료는 개론 수준이다. 이제 각론으로 들어가야 할 때다. 투자를 하려면 세제, 노동법, 인허가·인증제도, 연방·주정부의 정책결정 메커니즘, 비즈니스 관행, 사회·문화제도 등에 관해 알아야 한다. 주정부의 영향력이 큰데 29개 주정부마다 법이 다르다.
그래서 코트라는 인도 전문가 양성을 위해 글로벌연수, 주재원 연수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 풀을 만들어 투자단계별로 멘토링을 하고 있다. 뉴델리 인큐베이팅센터에는 현재 16개 기업이 입주해 투자 마케팅 법인설립 등에 관해 배우고 있다.
코트라는 투자뿐 아니라 판로 확보도 지원하고 있다. 생산부품을 필요로 하는 외국계 인도기업에게 제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 한국기업전용 공단 조성은 어떻게 되고 있나?
“인도에서는 특히 땅 매입이 어렵다. 공장용지는 공급이 제한돼 있고, 토지의 수유권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 땅을 잘못 계약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델리시에서 가까운 라자스탄(Rajasthan)주 길롯(Ghiloth)에 100만㎡ 규모의 한국기업 전용 공단을 조성 중이다. 주정부가 땅을 매입해 구역을 만들고 부지 평탄화 작업과 전기선 설치가 마무리됐다. 기업 입주가 시작되면 한국기업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일본은 이미 같은 주 님라나(Neemrana)에 45개사가 입주해 있다. 한국 전용공단이 성공하면 구자라트 등 다른 주도 유치경쟁을 할 것이다.”
- 실제 인도의 변화는 어느 정도인가?
“중앙과 지방정부가 인프라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주요도시는 최소 편도 2차 고속도로·자동차 전용도로로 연결돼 있다.
이미 조성된 공업단지 규모는 한국보다 크다. 인도는 오피스 지원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개발의 글로벌 센터가 됐다. 컨설팅회사는 세계적 기업의 제품개발 단계부터 디자인·제조까지 관여하고 있다. 이 같은 설계능력이 축적돼 제조업과 결합하면 인도는 세계 최고가 된다. 더 늦으면 곤란하다.”
코트라 뉴델리 무역관에는 최 본부장을 포함해 한국파견 4명과 현지채용 8명 등 12명이 일하고 있다. 최 본부장은 최소 인도 4대 상권 △델리를 중심으로 한 북부 △뭄바이의 서인도 △첸나이·벵갈루루의 남부 △콜카타의 동부에는 무역관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도 인도 시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건이 허락되는 지역부터 무역관을 개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최 본부장의 책상에는 인도 주요 일간지의 경제 관련 기사 스크랩이 수북이 쌓여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