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도 GHSA서 신종감염병 국제공조 강화 강조
이와 관련, 정부는 ‘메르스 감염국’, ‘방역후진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릴 제2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Global Health Security Agenda) 회의 모멘텀을 적극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GHSA 회의는 메르스, 조류인플루엔자(AI), 에볼라 등 신종 감염병과 생물무기 테러 등이 국내외 사회안전과 국가안보에 큰 위협요소로 대두됨에 따라 국가 간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2월 미국 주도로 출범했다.
그해 9월 제1차 고위급 회의가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됐으며, 올해 9월에는 서울에서 제2차 고위급 회의가 열린다. GHSA에는 미국·캐나다·칠레·핀란드·인도·인도네시아·케냐·사우디아라비아 등 29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1일 “2차 GHSA 회의는 우리가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국제사회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험을 쌓아서 확실한 대책을 세워놓고 제대로 장치를 마련하면 감염병과 관련해 다른 나라에도 충분한 조언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진 같은 자연재해는 처음에 발생한 뒤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지고 잊혀져버리지만 전염병은 처음에 중요성을 모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위험성을 알게 된다”며 “다음에 전염병이 발생하면 메르스 보다 무서운 신종 감염병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9일 마가렛 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GHSA 회의를 통해 글로벌 시대에 신종감염병 유입에 대한 각 국가의 경험을 공유하고 국제적 공조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자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메르스 사태로 인한 한국의 국가신인도 하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번 GHSA 회의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서아프리카 에볼라 대응 때처럼 한국이 감염병 문제 해결과 국제공조에 적극적이라는 이미지를 강력히 띄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외교 전문가는 “한국은 에볼라 때 긴급구호대 파견 등 적극적 의료지원으로 ‘책임있는 중견국으로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메르스 사태도 우리의 경험과 체계적인 대응 매뉴얼을 국제사회와 적극 공유하면 좋은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