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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에서 적으로 이해진-김범수, 네이버-라인, 다음-카카오톡으로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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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승인 : 2014. 05. 26. 11:25

대학 동기·입사 동기·창업 동지…카카오 독립 후 라인, 밴드 게임 출시로 카카오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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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47)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48)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국내 모바일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놓고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 두 사람은 국내 포털(네이버)분야와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업을 이끌고 있다.

김범수 의장의 카카오는 국내 사용자만 3000만명에 달해 ‘국민 메신저’로 통한다. ‘모두의 마블’ ‘애니팡’ 같은 대작 모바일 게임도 카카오톡을 통해 배포되면서 게임 플랫폼으로써도 확고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네이버가 최근 카카오의 주력 사업에 적극 진출하면서 카카오의 사업을 위협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으로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빼앗는 것은 물론 게임사업 진출로 게임 플랫폼까지 위협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들어 모바일 메신저의 가입자 증가가 정체기에 접어들고 게임수수료가 비싸다는 게임업계의 논란이 일어나는 등 사업이 수세에 몰렸었다. 이 같은 형국을 뛰어넘기 위해서 내놓은 카드가 합병이다.
26일 국내 2위 포털업체인 다음과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업체인 카카오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을 결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함에 따라 시가총액 3조 4000억 원대 규모의 대형 인터넷 업체가 등장하게 됐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가 보유한 뛰어난 모바일 플랫폼, 다음이 보유한 국내 1위 모바일 광고 플랫폼과 검색광고 네트워크 등 우수한 마케팅 플랫폼을 기반으로 향후 모바일 사업에 강력한 추진력과 발판을 확보하게 됐다.

◇둘도 없는 친구가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이해진과 김범수는 대학 동창에 입사 동기로 묶인 끈끈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이 의장이 서울대 공대 컴퓨터공학과, 김 의장은 산업공학과 86학번 동기이다. 둘은 1992년 나란히 첫 직장인 삼성SDS에 들어간 입사 동기이다.

특히 이 의장은 네이버를, 김 의장은 한게임을 창업해 각자의 분야에서 무한질주를 하는 등 IT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 둘은 이 같은 인연을 바탕으로 2000년 두 회사를 합쳐 NHN(현 네이버)을 만들었다. 초창기에 한게임의 고스톱·포커 서비스로 벌어들인 돈으로 포털인 네이버의 운영자금을 공급하는 등 서로간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발휘했다.

김 의장은 돌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며 지난 2007년 NHN을 떠나 카카오를 설립했다. 그의 새로운 도전은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대 성공을 거뒀다. 그 사이 이 의장은 ‘지식IN’ 서비스로 당시 1위 였던 다음을 제치고 네이버를 국내 최고 인터넷 기업으로 만들었다. 현재도 지식IN 서비스 때문에 네이버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많을 정도로 당시 지식의 공유라는 획기적인 서비스는 시장을 강타했다.

하지만 아름다운 관계는 서로를 위협하는 관계로 탈바꿈한다.

이해진 의장이 공을 들인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김범수 의장의 카카오톡과 같은 시장을 노린 모델이다. 라인은 국내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카카오톡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서울 명동의 라인스토어 등 적극적인 마케팅은 국내시장에서 카카오톡을 추격하겠다는 라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기에 힘입어 라인 인기도 급상승 중이다.

◇라인·밴드 게임사업 진출로 카카오톡 사업모델 위협

카카오톡의 주된 수입원인 ‘게임’ 서비스도 공격을 받고 있다. 네이버는 폐쇄형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밴드에 출시한 게임 10종의 누적 내려받기가 100만건을 넘어섰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는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이달 12일 밴드에 출시한지 1주일만이다. 밴드는 가족·동창·회사 동료 등이 서로 소식을 공유하도록 도와주는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다. 국내에만 카카오에 육박하는 24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전세계 누적가입자 3000만명을 확보한 밴드는 올해 가입자 목표를 5000만명으로 정하고, 적극적인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밴드의 게임 서비스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카카오톡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카카오톡은 애니팡 같은 모바일 게임을 이용자들에게 소개해주고 해당 게임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받는다. 밴드는 이 수수료를 20%로 낮췄다. 인기 게임업체들을 카카오톡에서 밴드로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다. 밴드 게임은 카카오 게임 플랫폼보다 10% 낮은 수수료로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라인·밴드의 협공에 밀린 김범수 의장은 네이버의 추격을 따돌릴 카드로 다음과의 합병을 택했다.

카카오의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다음이 보유한 우수한 콘텐츠 및 서비스-비즈니스 노하우, 전문기술이 결합하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광고 플랫폼과 검색광고 네트워크 등 우수한 마케팅 플랫폼을 바탕으로 모바일 사업에 튼튼한 지원군을 얻게 된 셈이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과 게임플랫폼 시장에서 네이버-라인, 밴드와 다음카카오의 사활을 건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을 전망이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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