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20∼40대)’ 세대가 밀집한 수도권은 보수 성향의 새누리당에겐 취약지로 꼽히는 반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이유로 간담회는 새누리당이 중도 성향의 수도권 젊은층 민심 잡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와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끌었다.
파주 헤이리 예맥아트홀에서 열린 ‘3040 정책토크-함께’라는 주제의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5명의 경선 후보는 30∼40대 대표성을 갖는 패널리스트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후보들은 민생 우선정책을 실시해 이들 세대의 불만 사항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엄마가 필요한 시간에만 아기를 맡길 수 있는 시간제 서비스와 가정으로 직접 찾아가 아이를 돌봐주는 아이보육서비스를 실시하겠다”며 “이를 통해 보육을 개개인 맞춤형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맞벌이 부부의 초등생 자녀에 대해서는 이들의 방과 후 활동과 학교 숙제를 도와주는 ‘엄마 안심 돌봄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한 패널이 민간기업 여성이 육아휴직제도를 사용하는데 따르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자 “여성에 대한 육아휴직이 강제성을 띠어야 한다”며 “2% 밖에 안 되는 남성 육아휴직도 활성화해 남성도 같이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육 시설이 직장 가까이에 위치해야 실효성이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김태호 의원은 자신의 육아 경험 등을 언급하면서 “아이가 갑자기 열이 펄펄 나면 직장에 갈 수가 없더라”며 “보육시설은 직장 근처에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엄마들이 바라는 것은 직장과 어린이집이 가까이 있는 것”이라며 “국공립 보육시설을 확대해야 한다. 엄마의 마음에 맞추는 보육정책을 위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 보조되는 39만~40만원을 집에서 키우는 아이들에게도 주면 엄마 품속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교육 정책에 대해서는 후보 간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초·중·고교생의 상당수가 학교와 학원을 병행하는 실태와 관련, “평준화 문제를 이제 손볼 때가 됐다”며 다소 민감한 부분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전했다.
임 전 실장은 “입시학원과 학교를 동시에 운영하는 나라는 없다. 이것은 잘못 허가를 내준 것”이라며 “이제는 동시에 다녀야 하는 불편과 부담을 없애야 한다. 입시학원이 어차피 교육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면 일정한 요건을 만들어 공교육 체제로 흡수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과 김 지사는 공교육 내실화를 강조하며 임 전 실장과 견해를 달리했다.
박 전 위원장은 “아이들이 자기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즐겁게 배우는 학교를 만들겠다”며 “교과서 공부와 학교 수업만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교육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교 무상교육과 개인 맞춤형 진로 컨설팅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지사는 “초·중·고 공교육을 확실히 강화해야 한다”며 “고교를 의무교육으로 하고 꼭 대학에 가지 않고도 사회적 성취를 할 수 있도록 특성화고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가정을 꾸린 30~40대의 주된 고민거리인 주택정책과 관련, 이들에 대한 맞춤형 공약이 대거 쏟아졌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현 정부에서 시행중인 ‘보금자리 주택정책’의 폐지를 거론하며 “집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임대주택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특히 신혼부부들에게 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저소득층 주거보조금 지원을 확대하고 한 도시에 주택과 직장이 같이 있도록 하는 직장·주택일체형 공공주택 50만호를 건설하겠다”고 했고, “경기도 그린벨트와 농지 등을 서민 주택용지로 더 많이 보급하겠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 건물을 용적률을 높여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시킨 뒤, 이곳에 저소득층, 소년소녀 가장 등 사회적 약자를 입주시키는 ‘해피타운 정책’ 시행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한 패널이 일본의 사례를 거론, 박 전 위원장에게 “결혼, 출산, 육아 경험 없어서 3040의 관심을 이해할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세종대왕은 (노비) 출신도 아닌데 노비의 고충을 이해하고 100일간의 출산휴가를 줬고 남편에게도 한달 간의 산후휴가를 줬다”며 감정적 대응을 삼간 채 자연스레 받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