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iM·SK증권 200억원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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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증권사의 실적이 부진했던 건 부동산 시장 침체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에 따른 충당금 적립과 IB(투자은행) 부문 수익 감소 때문이다. 대형사들 대비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지 못했고, 부동산 관련 IB 사업에 집중된 경향이 있어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PF 정상화 조치로 인한 충당금·평가손실 반영 가능성도 높아졌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금리인하가 확실시 되고 있는 만큼, 향후 부동산 시장 회복에 따른 충당금 환입 가능성도 존재한다. IB 수익을 중심으로 실적이 반등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 10~25위에 해당하는 국내 증권사들의 당기순익은 총 2378억원으로 전년 동기(4371억원) 대비 45.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 5위권 내에 속한 초대형 증권사들의 당기순익(2조3952억원)이 30.6% 증가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중소형 증권사들 중에서도 특히 다올투자·iM·SK증권은 상반기 동안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크게 역성장 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iM증권은 814억원 적자를 시현해 이들 가운데서 손실액이 가장 컸는데, 이는 2분기 PF 충당금으로만 1509억원을 적립한 결과다. 같은 기간 IB 부문 수익 역시 178억원을 달성해 1년 전(610억원)보다 70.8% 줄었다.
iM증권 관계자는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고, 자원의 효율성을 제고해 최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증권과 다올투자증권 역시 충담금에 발목이 잡히면서 이번 반기 기준 535억원, 217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두 회사가 2분기 동안 적립한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은 각각 257억원, 98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누적 인수주선 및 IB 부문 수익도 두 회사 모두 355억원, 155억원 적자였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딜 부재 영향으로 해석된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중소형사에겐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 환경에도 작년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연속 흑자를 이어왔으나,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에 따라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SK증권 또한 이번 실적에 대한 배경으로 충당금 반영을 꼽았다.
증권업계에선 저금리일 당시 부동산 금융 사업을 통해 중소형사들이 호황기를 누렸지만,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역풍을 맞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사업 포트폴리오가 대형사 대비 다각화돼 있지 못한 점 역시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리테일·자산관리(WM) 사업 등에서 큰 수익을 챙겼고, 자기자본에 따라 여러 사업이 가능했기 때문에 손실을 상쇄할 수 있었지만, 중소형사들의 경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중소형사들은 과거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었을 당시 사업 재편을 통해 PF 관련 사업 비중을 늘리기도 했는데, 당시의 조치들이 현재의 손실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내달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 회복돼 충당금 환입도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중소형 증권사 수익성 반등은 결국 부동산 시장 회복에 달렸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