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산타랠리 기대감도 줄어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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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세 기준일까지 추가적인 매물 출회가 예상됨에 따라 '산타랠리(크리스마스 연휴 앞뒤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3거래일 연속 보유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일주일 만에 총 2조4966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던 주식을 대대적으로 팔아치우고 있는 이유는 당초 기대했던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에 대한 가능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앞서 이달 초부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해 여타 여당 의원들은 현행 10억원으로 돼 있는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완화할 것을 촉구해왔다. 정부도 양도세 기준을 30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2일 세종 정부세종청사에서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시장 등에서 다양한 얘기들을 듣고는 있다"라며 "현재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기준 상향을 기대했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추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개인 투자자들은 곧바로 매도 물량을 늘렸다.
대주주 주식양도세 기준 완화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만큼, 투자자들은 일찍이 부푼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매해 연말이 되면 과세를 피할 목적으로 '큰 손'들이 주축이 돼 대규모 매도물량을 쏟아내 왔고, 일반 투자자들은 이 과정에서 항상 피해를 입어왔다. 작년에도 과세 기준일 일주일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이 2조6000억원 가량 순매도하기도 했다. 주식은 매매 뒤 2거래일 뒤에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과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거래 마지막 날 직전 2거래일까지 주식을 팔아야 한다.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국내 증시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말 과세 기준일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는 측면에서 추가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최근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기대감이 축소되면서 개인 매물 출회가 확대돼 지수 상승폭이 제한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