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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했다”… 사망한 유튜버 김용호 추정 48분 음성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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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윤 기자

승인 : 2023. 10. 12. 14:47

김용호 /유튜브 'KNL 강용석 나이트 라이브'

부산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유튜버 김용호로 추정되는 음성이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KNL 강용석 나이트 라이브'에는 12일 오후 1시반쯤 '[긴급] 여러분 도와주세요. 김용호 부장을 찾습니다.'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빈 화면에 음성만 약 48분 나오는 영상 속 인물은 "안녕하세요 연예부장입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유튜버 김용호는 '김용호연예부장'이라는 이름으로 채널을 운영한 이력이 있다.

김용호로 추정되는 음성은 "그동안 저 때문에 많이 걱정 끼쳐 드리고 실망을 드린 것 같아서 너무 죄송하다"며 운을 뗐다. 그는 현재 재판을 받기 위해 부산에 와있다고 밝히면서 "결과가 안 좋다. 우리 측 변호사는 내가 무조건 무죄라고 했다. 그래서 판사님이 판시할 때 나도 조금 황당하고, 억울한 마음이 들어 페이스북에 변호인 의견서도 올리고 '이런 정황이 있는데도 내가 유죄냐'고 하소연했는데 생각해보니 결국은 다 내 문제인 것 같다"고 자조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내가 잘못했고, 내가 자기 관리를 못했다. 아무리 설명해봤자 구차한 변명이고,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괜찮더라. 내가 너무 방탕했구나, 반성하고 인정한다"라고 말했다.

말미에는 사망을 암시하는 말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난 분노도 없고, 오히려 내 능력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하고, 내 역할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 뿌듯하다.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나라는 존재가 사회적 갈등 요소가 됐다는 것에 대해 그 역할을 인정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게 세상에 공개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 마지막 메시지를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 이제 사라지겠다"라며 "감사했고, 특별히 슬퍼하거나 억울해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살아남은 사람은 잘 살아야 한다"며 자신을 향한 비난이 가족에게까지 뻗쳤던 게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쯤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 지상 4층에서 김용호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호텔 직원이 발견해 소방당국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을 통제한 채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용호는 2019년 7월쯤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한 고깃집에서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하루 전인 11일 부산지법 동부지청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 등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더불어 "약점을 폭로하겠다"며 연예인들을 협박해 수억원을 뜯어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김용호로 추정되는 인물이 유튜브에 남긴 음성 중 일부를 텍스트로 옮긴 내용이다.

안녕하세요, 연예부장입니다.
그동안 저 때문에 많이 걱정 끼쳐 드리고 실망을 드린 것 같아서 너무 죄송합니다.
전 지금 부산에 있거든요. 지금 부산영화제 기간인데 사실 부산영화제는 1회부터 참석했고, 가장 사랑하는 공간인데 부산영화제를 즐기려고 부산에 있는 건 아니고 오늘 기사가 나와서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재판이 있었어서 부산에 왔습니다.

결과가 안 좋아요.
저는, 저희 변호사는 제가 무조건 무죄라고 했거든요.
저도 판사님이 판시할 때 조금 황당했고,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제 페이스북에 변호인 의견서도 올리고 이런 정황이 있는데도 내가 유죄냐고 하소연 했는데

생각을 해보니 결국은 다 제 문제인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제가 잘못했고, 제가 자기 관리를 못했고
제가 아무리 이건 이렇다고 설명해봤자 구차한 변명인 것 같고.
그래서 그냥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을 하면 괜찮거든요.
저는 내가 너무 방탕했구나.
반성하고 인정하고 우리 변호사님은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김부장님이 유명인이 아니고서는 성립할 수 없는 관계다.
그런데 이게 어쩌겠냐. 유명인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기사가 나오는 주목 받는 존재가 됐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제가 억울하다, 힘들다 그런 말이 아니라 잘못했다. 많은 분들이 저를 사랑해주시고 기대를 해주시면 제가 더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런 것에 대해 반성하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중략)

저는 분노도 없고, 오히려 제가 제 능력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하고,
제 역할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 뿌듯하고 제가 더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걸 못했다는 게 안타깝지만 그게 제 한계였던 것 같고 제 나름대로는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에 저에 대한 부정적 소송이나 그런 것에 대해 좀 억울한 부분도 있고 그에 대해 설명하려면 한
제 변호사들이 제일 억울해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나라는 존재가 사회적 갈등 요소가 됐다는 것에 대해 그 역할을 인정하고 결국은 대한민국이 극단적 갈등 상황에서 결국 누군가 희생이 되어야 하거든요.

저는 만약에 저를 통해서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건 서로 극단적으로 갈등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공감이라고 하죠, 공감.
최소한의 공감만 있어도 그래도 조금은 세상이 나아지지 않을까.
제가 얼마나 많은 내용을 알고 얼마나 많은 상황에 대해 제가 알겠어요.
제가 누구 같았으면 이것도 폭로하고, 저것도 폭로하고, 내가 아는 거 다 폭로하지.
다 그 이야기 하더라고요.
근데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제가 그렇게 대단한 존재도 아니고.

이게 세상에 공개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 마지막 메시지를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이제 사라지겠습니다.
감사했고, 특별히 슬퍼하거나 억울해 할 필요는 없어요.
저는 그냥 제 역할을 다 하고 가는 거니까.

살아남은 사람은 잘 살아야죠.
그리고 저는 제 존재 때문에 제 가족이나 제 사랑하는 사람들이 피해받는 게 제일 싫거든요.
제가 이렇게 선택하는 이유도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받는 게 싫어서 그래요.
저는 괜찮은데 나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피해받는 게 싫어요.
내 욕을 하는 건 괜찮은데, 나는 그걸 감당할 수 있으니까.
내 가족을 욕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욕해.

그러니 제발 저는 잊어주시고, 용서해주시고, 진정성을 조금만 이해해주시고,
이 또한 지나가리.
떠나는 사람은 떠나고,
살아남은 사람은 앞으로 잘 살 수 있게.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제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감사합니다, 안녕.
한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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