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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채수근 상병 장례 포항서 진행…“물 조심해라” 父와 마지막 통화

고 채수근 상병 장례 포항서 진행…“물 조심해라” 父와 마지막 통화

기사승인 2023. 07. 2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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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사진 어루만지는 어머니
경북 예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숨진 고 채수근 상병 분향소가 마련된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에서 채 상병의 어머니가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울고 있다./연합뉴스
경북 예천 실종자 수색작전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고 채수근 해병대 상병(추서계급)의 장례 절차가 20일 시작됐다.

고인이 구명조끼 없이 실종자 수색 임무를 하다가 변을 당한 점, 순직 전 아버지와 나눈 마지막 통화 내용 등이 알려지면서 채 상병의 순직에 대한 안타까움과 안전 기본 수칙을 지키지 않은 군 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채 상병은 이날 일병에서 상병으로 추서됐고,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유공자로서 최대한의 예우를 약속했다.

해병대 1사단은 이날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김대식관(실내체육관)에 채 상병의 빈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채 상병의 장례는 해병대장(3일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오는 22일 오전 9시 해병대 1사단 도솔관에서 열린다.

일반인 조문은 이날 12시부터 받았다. 채 상병의 유해는 전북 국립임실호국원에 봉안될 예정이다.

지난 18일 예천 수해 현장에 투입된 채 상병은 전날인 19일 오전 9시 10분께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해병대가 실종 14시간 만인 19일 오후 11시 8분께 예천 내성천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채 상병을 발견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해병대 측이 채 상병을 포함해 당시 수색에 나선 대원들에게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참사가 발생했고, 채 상병을 수색하는 대원들 역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해병대는 "현장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고 규정과 지침을 보완하겠다"고 밝혔지만 뒤 늦은 조치에 국민들의 원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채 상병이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내용은 국민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채 상병의 아버지는 채 상병의 순직 전날인 지난 18일 2분간 통화하며 "물 조심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천 사고 현장으로 달려온 채 상병의 부모는 해병대 중대장을 향해 "구명조끼 입혔어요? 입혔냐고. 왜 안 입혔냐고요. 왜. 그게 그렇게 비싸요"라고 하며 오열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고 채 상병의 순직을 진심으로 애도한다"며 "유가족분들과, 전우를 잃은 해병대 장병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또 "정부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고 채 상병에게는 국가유공자로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경북 포항에 마련된 채 상병의 빈소를 찾았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는 깊은 위로의 말씀과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관계당국은 수색 구조와 피해 복구 과정에서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안전 조치를 하여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또다시 반복된 인재(人災)"라며 "살인 아니냐는 유가족분들의 애끊는 절규와 허망함에 주저앉아 버린 동료 전우들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진다"고 전했다. 이어 "부디 더 이상의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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