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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AFP통신에 따르면 57명의 로힝야족 난민을 태운 목선은 전날 오전 8시(현지시간)경 인도네시아 최서단 아체 주 해변에 도착했다.
엔진이 고장난 이 보트는 바다에서 한 달 간 표류했고 바람과 조류를 타고 아체주 라동 마을 해안에 닿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주민들이 낡은 목선을 발견하고 로힝야족들의 상륙을 도운 후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굶주림과 탈수에 시달려 매우 힘들어보였다"고 당시 난민들의 상태를 전했다.
지방 당국에 따르면 배에 타고 있던 로힝야 난민 중 4명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지역 이민국장은 "로힝야 난민들은 지방정부 시설에 임시로 수용될 것"이라며 "유엔 국제이주기구(IOM)·유엔난민기구(UNHCR)와 협력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아체주에는 지난 15일과 16일 총 229명의 로힝야족을 태운 배가 도착하기도 했다. 국민 대부분이 불교도인 미얀마에서 무슬림인 로힝야족은 오랜 탄압을 받아왔고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로 가기 위해 목숨을 건 긴 항해에 나선다.
앞서 지난 23일 UNHCR은 벵골만과 안다만해 인근에 최소 180명 이상의 로힝야족이 표류하고 있다며 주변국에 이들의 구조를 촉구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지난 25일 로힝야족을 태운 목선이 아체주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이들이 UNHCR가 언급한 로힝야족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UNHCR은 "지난 11월 방글라데시를 떠난 후 몇 주 동안 표류한 180여명의 로힝야족이 타고 있던 고장난 보트는 이번 달에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UNHCR은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항행에 적합하지 않은 보트가 바다에서 실종된 후 침몰해 모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미얀마를 탈출한 로힝야족은 우선 가까운 방글라데시로 넘어가 난민촌 캠프 등에 머물지만 일할 기회가 거의 없다. 로이터는 이 점을 악용한 인신매매범들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국가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며 로힝야족들로 하여금 '위험한 여행'을 하도록 부추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렇게 방글라데시 난민촌을 떠난 로힝야족들은 대부분이 공해상에서 표류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