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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로힝야족 난민선, 한 달 만에 인도네시아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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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2. 12. 26. 13:36

MYANMAR-ROHINGYA/INDONESIA <YONHAP NO-0839> (via REUTERS)
25일 인도네시아 아체주 라동 마을의 해변에 도착한 57명의 로힝야족 난민들이 타고 있던 목선의 모습./제공=로이터·연합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엔진이 고장나 해상에서 표류하던 로힝야 난민들의 보트가 한 달만에 인도네시아 서부 해안에 닿았다. 불교도가 대부분인 미얀마에서 탄압을 받아오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의 수난은 끊이지 않고 있다.

26일 AFP통신에 따르면 57명의 로힝야족 난민을 태운 목선은 전날 오전 8시(현지시간)경 인도네시아 최서단 아체 주 해변에 도착했다.

엔진이 고장난 이 보트는 바다에서 한 달 간 표류했고 바람과 조류를 타고 아체주 라동 마을 해안에 닿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주민들이 낡은 목선을 발견하고 로힝야족들의 상륙을 도운 후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굶주림과 탈수에 시달려 매우 힘들어보였다"고 당시 난민들의 상태를 전했다.

지방 당국에 따르면 배에 타고 있던 로힝야 난민 중 4명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지역 이민국장은 "로힝야 난민들은 지방정부 시설에 임시로 수용될 것"이라며 "유엔 국제이주기구(IOM)·유엔난민기구(UNHCR)와 협력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아체주에는 지난 15일과 16일 총 229명의 로힝야족을 태운 배가 도착하기도 했다. 국민 대부분이 불교도인 미얀마에서 무슬림인 로힝야족은 오랜 탄압을 받아왔고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로 가기 위해 목숨을 건 긴 항해에 나선다.

앞서 지난 23일 UNHCR은 벵골만과 안다만해 인근에 최소 180명 이상의 로힝야족이 표류하고 있다며 주변국에 이들의 구조를 촉구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지난 25일 로힝야족을 태운 목선이 아체주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이들이 UNHCR가 언급한 로힝야족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UNHCR은 "지난 11월 방글라데시를 떠난 후 몇 주 동안 표류한 180여명의 로힝야족이 타고 있던 고장난 보트는 이번 달에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UNHCR은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항행에 적합하지 않은 보트가 바다에서 실종된 후 침몰해 모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미얀마를 탈출한 로힝야족은 우선 가까운 방글라데시로 넘어가 난민촌 캠프 등에 머물지만 일할 기회가 거의 없다. 로이터는 이 점을 악용한 인신매매범들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국가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며 로힝야족들로 하여금 '위험한 여행'을 하도록 부추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렇게 방글라데시 난민촌을 떠난 로힝야족들은 대부분이 공해상에서 표류하는 경우가 많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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