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호조로 변액보증준비금 부담↓
외부활동 줄면서 보험금 지급 감소
삼성, 계열사 배당수익만 8000억원
미래에셋, 자회사 이직 위로금 지출
DB, 보험업 양호…투자이익 줄 듯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 보험사 8곳(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의 1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9217억원) 대비 78.6% 증가한 1조64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개선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분기보다 192.9% 늘어난 84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전자 특별 배당수익과 계열사 배당수익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영향이 가장 크다. 삼성생명이 받은 특별배당 수익만 세전 8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일회성 요인으로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보험사도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8.8%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초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직한 직원들에게 위로금 등을 지급하며 140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이익 체력이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해외 부동산 관련 충당금, GA 자회사 출범에 따른 비용 등 대부분 일회성 요인이기는 하나, 경쟁사들이 양호한 분기 실적을 보이는 것에 비해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고,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안정적 순이익 회복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화생명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한화생명은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245억원을 거두며 48.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식시장 강세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부담이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변액보증준비금은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보증준비금을 적립하는 금액이다.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변액보험을 판매한 시점의 예정이율보다 현재 투자 수익률이 하락할 경우 그 차액만큼을 보증준비금으로 쌓아야 한다.
손해보험사도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1분기 3286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이는 전년 대비 83.4%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화재 역시 삼성전자 특별배당 수익으로 순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 삼성화재의 배당수익은 세전 1400억원이다. 이에 더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사업비 감소에 따른 보험영업수지가 크게 개선된 요인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 역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코로나19 반사이익이 더해지면서 자동차 손해율, 장기 위험손해율 모두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 현대해상은 실손의료보험 비중이 큰 편인데 올해 1월부터 실손보험 청구와 연말정산 의료비 소득공제가 중복 정산되지 않기 때문에 1분기 청구건수가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점도 긍정적이다. 메리츠화재도 장기보험 성장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등으로 보험영업손익이 나아지면서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DB손보는 순익이 2.9%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보험 위험손해율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되면서 보험영업손실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위험손해율이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제외하고 보험료 지급에 쓰이는 부분인 위험보험료에 대한 보험금 지급액의 비율을 의미한다.
DB손보의 보험영업 이익은 양호한 반면 투자이익은 감소할 전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투자가 제한되며 투자이익에 대해 회사가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이라며 “지난해 상반기까지 채권처분이익이 존재했던 점을 감안하면 투자이익은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