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의 당·군·정 전체 뿌리가 깊은 장성택을 숙청하는 것을 핵심 엘리트는 물론 주민들에게도 내외적으로 공포해 김정은의 권력 공고화를 과시하기 위한 행위라고 해석했다.
이미 실각한 장성택을 체포하는 장면은 공개해 ‘공포정치’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날 정치국 확대회의를 개최, ‘쇼’를 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에서 장성택이란 인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장성택의 뿌리’까지 청산하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7월 군부 권력의 상징이었던 이용호 전 총참모장을 제거한데 이어 이번에는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 시대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당·군·정의 핵심 뿌리였던 장성택을 공개적으로 숙청했다.
장성택이 이처럼 공개적인 석상에서까지 체포와 숙청의 비참한 말로를 걷게 된 것은 김정은과 개혁 개방의 경제노선을 둘러싼 갈등을 빚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겉으로는 북한의 개혁개방과 경제 노선을 둘러싼 갈등을 보인 것처럼 비춰지지만 결국은 장성택을 이처럼 강하게 숙청한 것은 다시는 재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김정은의 강력한 권력다지기가 시작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개인 비리까지 발표하면서 장성택을 숙청한 것은 완전한 숙청으로 다시는 재기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김정은이 직접 주재한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을 ‘공개재판’ 한 것은 억측이 난무할 수 있는 북한 내부 동요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군·정에 포진하고 있는 3만명 가까운 장성택 세력을 몰아내기 위한 명분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국책연구기관의 전문가는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올해 들어 공개 처형 횟수와 함께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내부의 공개 처형 숫자가 늘고 통제도 김정은 출범이후 올해 들어 강화됐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장성택 숙청은 북한 내부에 일정부분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중국식 개혁 개방의 전체 흐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면밀한 ‘기획된 공포정치의 쇼’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 소식에 밝은 한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도 결국은 군을 강조하고 나올 수 밖에 없다”면서 “김정일 유훈통치와 선군정치로 커진 군부와 일종의 분담된 통치를 이어나가겠다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선중앙TV는 9일 오후 3시 18분께 뉴스 시간에 당 정치국 확대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앉아 있던 장 부위원장이 군복을 입은 인민보안원 두 명에게 끌려나가는 사진을 화면으로 방영했다.
북한이 고위 인사를 숙청하면서 현장에서 체포하는 장면을 공개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특히 1970년 이후에는 이러한 장면이 공개된 적이 없다.
북한 정보 소식통은 “북한에서 가장 큰 죄목은 결국 반당종파이며 유일지도체제에 대한 도전”이라면서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 스타일을 강화하고 군부와는 어느 정도 권력의 정점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