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창간 8주년 기념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국 국민과 정부에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아시아투데이와 리얼미터가 지난 16~1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국 국민과 정부에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국민이 66.1%에 달했다.
‘사과를 했지만 적절한 사과는 아니다’는 답변은 30.9%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기성세대보다 일본 문화에 친숙한 19~29세 응답자들이 역사인식에 있어 강경한 입장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설문에 참여한 반수 이상은 일본에 대한 높은 호감도를 보였는데 이 가운데 68.2%는 ‘일본정부가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일본이 사과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전체 응답자의 74.3%는 일본 과거사 사과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가 강경한 외교대응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최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국은 어리석은 국가”라는 망언을 한데 이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의 “안중근, 범죄자” 폭언 등이 잇따라 이어지면서 국민적 감정이 크게 훼손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지난 1957년 한국 정부 최초로 생산한 일본 징용피해자 명단이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무더기로 발견되는 등 한·일 과거사와 연관된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 일본 정부의 유보적인 과거사 태도가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이 같은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한·일 관계에 있어 일본의 과거사 사과를 강력하게 촉구하는 국민적 인식과 같은 맥락을 하고 있는 점도 한 몫 작용했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아베 총리에 대해 우리 국민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뿐 아니라 역사인식에 대한 일본 정치인들의 잇따른 퇴행적 발언으로 계속 상처를 받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또 아베 정부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역사문제로 상처 입은 우리 국민의 마음이 같이 실려야만 회담이 성공적으로 나올 수 있다며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다만 ‘사과를 했지만 진정성은 없다’고 답한 응답자의 44.5%는 ‘우리 정부가 강온전략 모두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30.1%는 ‘조용한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지나친 정치권의 강경 반응이 오히려 외교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일부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투데이 창간 8주년 기념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 97%는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다시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미 사과했기 때문에 또 다시 사과할 필요는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5.2%에 불과해 일본의 과거사 사과를 촉구하는 국민적 열망이 높음을 시사했다.
일본에서 자란 김모씨(29·여)는 20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한·일 과거사 논쟁에 대해 “우리 같이 일본에 연고가 있는 사람이나 경제협력을 하는 경우 양측 사이에 끼여 있는 입장으로는 굉장히 곤란한 내용”이라며 “일본 정부가 독일의 사례처럼 잘못한 부분에 대해 빨리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린 시절 일본에서 받은 교육으로는 독도와 일제시대 등에 대한 지식이 일천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보다 중국이 더 심한 피해를 받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아시아투데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1500명(통화 시도 : 5만8818명)을 대상으로 임의번호걸기(RDD)로 실시됐고,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