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강남구 삼성동 뉴시니어라이프 사무실에서 박경옥씨(58)가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
아시아투데이 100세기획팀 =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포즈 연습에 한창인 주부 박경옥씨(58)를 만났다. TV 홈쇼핑 채널, 각종 지면광고에 출연한 경력 때문인지 꽤나 낯익었다. 비정기적이긴 하지만 모델활동은 그의 제 2의 직업이자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었다.
“재작년 아들을 결혼시킨 후 참 허전했어요. 여느 50대 주부같이 등도 굽고 팔과 어깨도 아팠어요. 갱년기라 마음도 우울하고요.”
걱정스러워하는 딸의 손에 이끌려 박씨는 2011년 8월 뉴시니어라이프가 운영하는 모델 교실에 등록하게 됐다. 또래들과 함께 현직 모델 강사에게 자세·표정·워킹 등 모델 수업을 받았다.
처음에는 딱히 프로 모델이 돼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프로필을 제작하고 입소문이 나자, 2012년 처음으로 촬영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월간 여성중앙에 ‘우리는 모델이다’는 콘셉트로 주부모델 화보가 나갔다. 이후 10번 가량의 오디션을 봤고 제약회사의 관절건강 보조식품 지면광고, 홈쇼핑 뷰티모델 등으로 활동했다.
내성적인 박씨지만 촬영장에선 떨리지 않는단다. 박씨는 “나이는 들었지만 자신감이 있으니까요”라고 당당히 말했다. 또 “다른 모델들에 비해 촬영장에서도 표정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듣고 촬영도 빨리 마치곤 한다”며 은근히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2012년 11월호 여성중앙(왼쪽), 관절식품 로즈힙 지면광고에 실린 박경옥씨의 모습 / 제공=뉴시니어라이프 |
연예인 같이 확 바뀐 박씨의 모습에 친구들은 “어쩌면 너와 딱 맞는 일을 찾았니? 너무 부럽다”며 박씨를 응원했고, 자녀들은 “우리엄마지만 정말 예뻐!”라며 집안 곳곳 박씨의 사진으로 도배해놨단다.
또렷한 이목구비에 늘씬한 S라인을 가진 1%만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박씨는 단호히 “아니다”고 답했다. 박씨는 “실버모델의 경우 보험회사, 가족광고 등 원하는 콘셉트가 여러가지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이미지 모델이 되는 경우가 많더라”며 “광고주가 원하는 콘셉트와 맞을 경우 누구든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시니어라이프는 프로실버모델을 양성하는 전문 에이전시는 아니다. 중년 정신과 건강에 좋다는 생각에 시니어 패션 모델교실(4개월 과정·상시모집)을 개설해 운영했다. 그러다보니 언론에 알려지고 방송·지면광고 측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뉴시니어라이프의 조다원 국장은 “모델은 결코 쉽지 않다. 때로는 페이가 적거나 헤어·메이크업 등 지원이 없는 경우도 있다”며 “즐거운 마인드로 작은 것부터 안 가리고 하려는 긍정적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