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업에서 물러났어도 다른 직업을 찾아 계속 일하고 싶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국의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대부분은 퇴직 후에도 일을 계속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이들의 ‘은퇴 공백기’를 채워줄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4일 삼성생명은퇴연구소 등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50대 근로자 500명 중 91%는 퇴직한 후에도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완전히 은퇴하고 싶다는 의견은 5.5%에 불과했다.
하지만 계속 일하고 싶어 하는 베이비부머들의 생각과는 달리 현실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현재 이들의 고용상태가 불안정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베이비부머들의 경제활동 인구는 2010년 기준으로 549만명에 달하지만 이 중 약 26%인 189만명만 정규직이고, 나머지는 자영업·고용주(25.8%), 일용직·임시직(25.5%) 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들이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은퇴연구소가 지난해 실시한 ‘한국인의 은퇴준비’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50대 장년층 2000명 중 53.4%가 ‘은퇴 후 경제생활 수준’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준비 정도는 100점 만점에 절반도 되지 않는 47.5점이라고 답해 취약성을 드러냈다.
이처럼 적지 않은 한국의 베이비부머들이 자녀들 교육비 및 결혼자금 등으로 인해 은퇴 후 자신에게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창업을 위해 퇴직금을 투자했다가 실패하는 사례도 많아 베이비 부머들은 은퇴 후 곧바로 빈곤층으로 전락할수 있는 가능성이 그 어느 세대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베이비부머들이 새로운 인생을 출발할 수 있도록 ‘은퇴 설계’에 대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은퇴 설계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협력’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박지숭 삼성생명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2월 발표한 ‘베이비부머의 노후소득준비 현실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노후준비 지원정책이 필요한 이유는 베이비 부머들이 은퇴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예방하는 동시에 700만명 이상의 예비노인층들의 안정된 노후도 보장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