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인 학력 때문인지 가끔 옷 뒤쪽에 붙어 있는 영어로 된 상표를 읽지 못할 때가 있다. 이제 대학생이 된 아들에게 물어보지만 아들은 늘상 짜증만 낸다. 그는 그럴 때마다 극도의 외로움을 느낀다. 자신의 인생을 다 바친 자식에게서 배반을 당한 느낌을 갖는 것이다. 갱년기가 시작된 후로는 몸도 으슬으슬 춥고 쉽게 예민해진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필홍(52)씨는 회사를 나와 개인 택시 운전을 시작했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처자식이 있어 하는 수 없이 일터에 나가지만 출근과 퇴근이 명확하지 않은 일상에 몸이 많이 망가졌다. 어깨와 허리가 계속 아프지만 당장 일을 나가야 돈을 벌 수 있어 병원에 가는 일을 미루고 있다. 더구나 회사를 다닐 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의 태도에도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지금의 50대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회의 주역에서 슬그머니 뒷전으로 밀리기 시작한 이들 세대는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하지만 문제는 일보다 마음이다. 어떤 사람도 에너지가 없이 자신을 돌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류태영 박사가 지은 '나는 긍정을 선택한다'는 상처입은 50대의 마음에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책은 총 4부로, 1부는 '불가능은 없다 자신감을 가져라', 2부는 '퇴직과 정년을 맞은 사람들에게', 3부는 '인생의 후반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4부는 '지금, 나누자'로 이뤄졌다.
저자는 힘들어하는 50대를 향해 걱정만 하면서 내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퇴직 후 아무 하는 일 없이 아까운 능력을 묻어두고 있지 않은지 묻는다. 자신을 인정하고, 지금까지 쌓아온 인생의 수많은 경험과 경륜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 오히려 꿈을 펼칠 기회는 중년에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면서 "마음 자체에는 아무런 힘이 없지만 희망과 꿈이 믿음이라는 중성자와 결합될 때 에너지가 창출돼 삶에 혁명을 일으킨다"고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한다.
지친 50대들은 아주 작은 노력만 하면 된다. 서점에 가서 책을 펴보는 것이다. 마음의 회복을 원하는 것도 하나의 노력이다. 이 책은 읽는 순간부터 마음속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블로그를 통해 독서일기를 쓰고 있는 50대 누리꾼 폐***은 "지금까지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 게 없는 나. 하지만 부끄럽지 않다. 자신 있다"고 책을 읽은 소감을 전했다. 누리꾼 PY*** 역시 인터넷 서점의 리뷰 페이지를 통해 "중년...파이팅! 중년도 꿈을 꿀 수 있으며,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다"고 호평했다.
앞서 언급한 전업주부 박 씨는 책에 대해 "앞부분을 우선 읽어봤는데 좋은 이야기가 많다. 금세 읽기보다 차근차근 읽어야 하는 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는 "책이 단락별로 잘 구분돼 있어 조금씩 읽어도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먹게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