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대지진 후 연료봉이 가장 먼저 노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1호기는 노출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손상비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로가 정상적으로 운전될 때 원자로 안 온도는 약 285℃지만 22일부터 온도가 상승해 한때 400℃까지 오르기도 했다. 물 주입량을 늘려 200℃까지 온도가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다카하시 미노루 도쿄공업대 조교수는 "1호기 연료봉은 대부분이 노출돼 마른 상태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쓰나미로 전원이 나갔을 때 처음 작동되던 비상용 시스템으로 냉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1호기에 이어 손상 정도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2호기다. 도쿄공업대학 원자로공학연구소의 니노카타 히사시 교수는 "연로봉이 절반 이상 녹아내렸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녹은 연료는 물로 냉각돼 고체화되면서 압력용기의 밑에 쌓여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오염수 제거도 난항을 겪고 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담수를 주입하면서 터빈실 지하에 고여 있는 오염수 제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오염수를 없애지 않으면 펌프 및 배선 작업이 불가능해 냉각기능을 회복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현재 오염수를 펌프로 끌어 올려 복수기(증기를 물로 바꾸는 장치)에 저장한 뒤 원자로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1호기 복수기 용량은 아직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2,3호기의 복수기는 이미 물이 가득 차 있는 상태다.
원자력위원회는 이에 대해 "오염수를 인공 연못과 사용하지 않는 탱크에 옮기거나 미군의 지원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도쿄전력은 "현시점에서 오염수를 밖으로 옮길 예정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