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60년, 긴 세월 속에 깊어진 미움과 의심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월드컵에 비친 남북한은 피를 나눈 형제였다.
![]() |
정대세는 16일 새벽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 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브라질의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뜨거운 눈물을 흘려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재일교포 3세로 남북한 국적을 모두 가진 그의 눈물은 남한과 북한 외 세계 곳곳에 있는 동포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경기 후 국내 포털 사이트에는 정대세, 안영학, 지윤남 등 북한 선수들의 이름이 올라 네티즌들의 관심을 증명했다. 정대세에게는 '인민 루니', 지윤남에게는 '인민 복근'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 |
자료사진 |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지난 14일 프라임 시간대인 9시부터 54분 가량 한국과 그리스전 경기를 녹화 중계했다.
다음 날인 15일 조선신보는 "동족이 출전한 경기는 다른 경기보다 큰 관심을 끌었고 시민들은 예외 없이 남조선팀을 응원하며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우리 축구팀이 1-4로 패한 아르헨티나전은 현재까지 중계하지 않고 있다.
![]() |
21일 봉은사 /YTN 캡처 |
북한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열린 21일 서울 한복판에서 북한팀을 응원하는 행사가 열렸다.
서울 강남구 봉은사 경내에는 시민 600여명이 모여 열띤 응원을 펼쳤다. 그들은 `오 피스 코리아(Oh, Peace Korea)'를 목놓아 외쳤다.
남아공 현지에서 촬영하고 있는 SBS '태극기 휘날리며' 팀은 지난 16일 북한과 브라질 전을 찾아 북한 팀을 응원하기도 했다.
![]() |
최근 독도가 우리 땅임을 주장하는 영어 랩송을 만들어 화제를 모은 미국 유학생들이 이번엔 남북한 월드컵 응원가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 응원곡은 `가자, 붉은 악마!(Go, Red Devils!)', 북한 응원곡은 '하나가 되자'로, 미국 동부 메사추세츠 주 버클리(Berklee) 음대 유학생 권정은 학생이 작곡하고 백종찬 학생이 작사했다.
'미국유학생모임' 회장 김승환 씨는 "주변사람들이 천안함 사건을 일으킨 말썽쟁이인 북한 팀이 어떻게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느냐고 물어볼 때 마음이 아팠다"며 "북한팀을 응원해 북한 주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어 평화의 노래를 기획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