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정 기자]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매매가와 달리 전셋값이 크게 상승하면서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매매가와 전셋값의 가격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갈수록 세입자들이 전셋집을 장만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매매가는 떨어진 반면 전셋값은 올랐기 때문에 전세를 안고 내집마련 하기가 훨씬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19일 관련 업계 및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현재 서울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월 초 대비 4% 오른 규모다.
지난해 1월 초에는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20%대인 곳도 강남, 강동, 서초, 송파, 용산 등 5곳이나 있었지만 현재에는 모두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강동구는 전셋값 비율이 지난해 29.5%에서 11.8%가 올라 현재 41% 수준이다.
서울에서 매매가 대비 전셋값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대문구다. 서대문구는 3.3㎡당 평균 매매가가 1229만원이고, 전셋값은 3.3㎡당 580만원으로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무려 47.2%에 해당한다.
이어 관악구가 46.8%, 종로구 46.7%, 중구 46.6%, 동대문구 46.2%, 성북구 46.1%, 중랑구 46%, 은평구 44.8%, 구로구 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용산구로 3.3㎡당 평균 매매가가 2469만원인데 비해 전셋값은 837만원으로 전셋값 비율이 34%에 불과했다.
이어 강남구는 34.5%, 송파구 37.7%, 양천구 37.9% 등 투자 수요가 많은 지역일수록 전셋값 비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별로 살펴보면 강남구 대치동 대우아이빌멤버스 66㎡의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77.9%를 차지했다. 매매가가 2억~2억3000만원, 전세는 1억5500만~1억8000만원으로 실투자금 4500만원이 있으면 내집마련이 가능하다.
강남구 역삼동 우림루미아트 42㎡는 매매가가 1억4000만~1억4300만원이고 전세는 1억1000만~1억2500만원으로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무려 83%를 차지한다.
따라서 적게는 약 2000만원만 있으면 투자가 가능하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전셋값 비율이 높으면 초기 투자금액이 적게 들어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단 교통이 불편하면서 나홀로 단지인 등 여건이 안좋은 아파트는 향후 매도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구입시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