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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답을 찾다] 전통장맛으로 연매출 30억… 작은 협업이 전국 판로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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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형 기자

승인 : 2025. 04. 28. 17:39

전남 강진군 칠량면 '강진된장'
지역 농가와 안정적 수급 체계 마련
전통 방식 고수하며 품질 신뢰 쌓아
홈쇼핑·로컬푸드 직매장으로 확장
쌀귀리 신제품으로 성장 동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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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된장 영농조합법인의 전통 항아리 숙성장. /제공=강진된장
전남 강진군 칠량면에 위치한 강진된장 영농조합법인은 연매출 30억원을 올리는 전통 장류 전문 마을기업이다. 겨울철마다 메주를 빚던 작은 협업은 지역 농업과 공동체를 잇는 가교로 성장했다.

2000년대 초 강진 칠량면 아산마을은 농한기마다 일손이 줄고 경제활동도 크게 위축됐다. 이때 마을 주민들은 부가가치를 찾기 위해 전통 장류 제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최향심 강진된장 대표의 시어머니가 전수한 전통 된장 제조법이 강진된장의 기반이 됐다.

2010년 법인 설립 후 체계적 생산을 시작한 뒤 2012년 행정안전부 마을기업 인증, 2013년 우수마을기업 선정으로 성장 기반을 다졌다. 지역 농가와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 체계를 마련했으며 품질에 대한 신뢰를 쌓아갔다.

강진된장은 100% 국산 콩과 천일염만을 사용해 장을 담근다. 강진 지역 농가에서 재배한 콩을 칠량농협을 통해 연간 약 120톤 수매하고, 인근 신안지역 천일염을 연간 100톤 이상 사용한다. 생산된 장류는 겨울철 메주 제조와 3년 이상 숙성 과정을 거쳐 상품화된다. 메주는 황토방에서 온도와 습도를 관리하며 발효시키고, 전통 항아리 숙성을 통해 깊은 맛을 완성한다. 숙성에 사용하는 항아리 역시 인근 지역에서 제작된 제품을 활용해 지역과의 상생을 이어가고 있다. 메주를 띄우는 황토방에는 스마트폰 연동 온습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발효 품질을 한층 높였다. 항아리 발효 특유의 통기성과 자연발효 환경은 강진된장만의 깊은 맛을 만들어낸다.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삶은 콩을 빻는 등 일부 공정을 기계화했지만 메주를 빚고 띄우는 과정은 여전히 손작업으로 진행된다. 오랜 시간과 정성이 요구되지만 강진된장은 이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품질을 지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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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심 강진된장 대표가 콩을 삶고 있다. /제공=강진된장
강진된장은 2016년 여수 박람회 수상을 계기로 공영홈쇼핑에 입점해 전국 판로를 열었다. 홈쇼핑 매출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전남 지역 학교 급식 시장과 오프라인 로컬푸드 직매장으로도 판로를 확장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최 대표는 "지금은 매출이 25억~30억원 정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점 계단식으로 하락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그래서 쌀귀리 제품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된장은 장류 외에도 쌀귀리 기반 가공식품과 귀리 고추장을 개발했으며, 자체 보유한 특허를 기반으로 오는 7월 신공장을 완공해 단백질 셰이크 등 신제품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강진된장은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류 확산에 따라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소규모 수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은 높은 관세 장벽으로 진입이 쉽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도전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처음부터 대규모 수출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강진된장만의 전통성과 품질을 알아주는 틈새 시장부터 차근차근 접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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