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 포천 KF-16 오폭사고 발생 40여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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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공군에 따르면, 사고는 후방석 조종사의 부주의로 발생했다. 사고 당일 후방석 조종사는 바이저(전투기 헬멧에 있는 고글) 위에 야간투시경을 쓰고 있었다.
조종석 히터 송풍이 바이저 사이로 들어와서 시야에 불편을 느낀 조종사가 송풍구의 풍량을 조절하려다가 송풍구 바로 위에 위치한 비상투하 버튼(Emergency Jettison Button)을 부주의하게 눌렀다. 비상투하는 항공기에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한 착륙을 위해 연료탱크 등 외부장착물들을 떨어뜨리는 절차다.
공군은 "이번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장동하 공군 서울공보팀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비상 투하 버튼은 지름 약 3.5㎝, 송풍구는 지름 약 3.3㎝로 유사한 형태고, 위치도 비슷하다"며 "조종사가 임무에 집중하다 송풍구와 비상 투하 버튼을 오인해서 부주의하게 버튼을 누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송풍구는 버스 천장의 바람 조절 장치와 비슷한 구조로, 원형 커버를 누르는 형태에 따라 바람량이 조절된다"며 "비상 투하 버튼은 원통형 프레임 안에 버튼이 1.5㎝ 정도 안쪽으로 들어있는 형태로, 조종사가 송풍구 커버를 누르려다 버튼을 누르게 돼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저녁 강원 평창군 상공에서 야간훈련 중이던 공군 원주기지 소속 KA-1 기총포드(gunpod) 2개와 빈 연료탱크 2개가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총포드는 기관총이 탑재되지 않은 항공기에 따로 장착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이 사고로 포드에 탑재돼 있던 기관총과 12.7㎜ 실탄 총 500발도 함께 떨어졌다. 기관총과 부품들이 산악지역에 낙하하며, 민간 지역 피해는 없었다.
앞서 공군은 지난달 6일 경기도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진행된 연합·합동 화력훈련 도중 KF-16 전투기 2대가 MK-82 지대공 미사일 8발을 민가에 떨어뜨리는 오폭사고를 냈다. 이번 사고는 오폭사고를 낸 지 약 40여일 만에 발생했다.
한편 공군은 사고로 중단했던 비행훈련을 오는 22일부터 정상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