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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년부터 축제를 기획해 온 강동석 예술감독은 14일 서울 종로구 안동교회에서 열린 '제20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간담회에서 "실내악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축제를 지탱해왔다"며 "간접적으로라도 우리나라 실내악 발전에 도움이 된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축제 원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함께 해온 비올리스트 김상진과 피아니스트 김영호는 강 예술감독에 감사를 표했다. 김상진은 "강동석 선생님이 구심점 역할을 잘 해주셨기 때문에 축제가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면서 "매해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축제는 스무 개의 촛불을 의미하는 '20 캔들스'(20 Candles)를 주제로, 오는 22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다음 달 4일까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윤보선 고택 등지에서 열린다. 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됐다. 20명의 음악가가 출연하는 공연, 작품번호 20번이 붙은 곡을 모은 연주회, 작곡가들이 20대에 쓴 곡들을 20대 연주자들이 선보이는 공연 등 '20'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둔 다채로운 무대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프랑스 출신 클라리넷 앙상블 '레봉벡'이 15년 만에 SSF 무대에 오르며, 베를린 필하모닉 플루트 수석을 역임한 마티어 듀푸르,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현악 사중주단 리수스 콰르텟, 아벨 콰르텟, 아레테 콰르텟과 함께 베이스 바리톤 안민수, 소프라노 이혜정 등 총 69명의 아티스트가 출연한다.
SSF의 특별한 자랑 중 하나는 미래의 스타 연주자들을 일찍 만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김상진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2017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기 직전 축제 무대에 올랐던 일화를 전했다. 그는 "당시 연주를 함께한 선우예권 씨가 콩쿠르 앞두고 연습할 시간이 없다고 그랬었는데 일주일 뒤 우승으로 '빵 터졌던' 기억이 있다"며 "젊은 연주자들이 유명해지기 전 SSF를 통해 실내악 커리어를 쌓았다는 점이 축제의 자랑"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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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으로의 과제도 분명하다. 강 예술감독은 실내악 팬층을 두껍게 만드는 것과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년 자금 지원이 축제 직전에 확정되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강 예술감독은 "안정된 토대에서 축제가 계속되길 바란다"면서 "한국에서 실내악이 전성기를 맞을 때까지 앞장서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