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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검사로 충전재 논란 돌파… 기회로 바꾼 무신사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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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5. 02. 12. 17:42

다운·캐시미어 상품에 조사 착수
문제 브랜드 퇴출 등 강력한 조치
업계 평판리스크 선제적 대응 호평
"건전경쟁 위해 타 기업도 동참 필요"
'평판 리스크'는 기업에 치명타다. 무엇보다 소비자 신뢰를 저하시키는 '품질 이슈'는 큰 타격을 준다. 품질 논란이 터졌을 때 이를 축소하거나 회피하면 문제를 더 키운다. 그래서 평판 리스크 대응의 제1 원칙은 '진실'이란 말도 있다.

올 겨울 패션업계를 강타한 최대 이슈는 단연 '충전재'다. 일부 패션브랜드의 덕다운(오리털 패딩)에 들어가는 충전재가 표기와 다르다는 문제가 작년 말부터 불거졌다. '오리털 80%'라는 표기와 달리 실제로는 3%도 안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런 브랜드를 입점시킨 백화점, 패션플랫폼, 온라인몰 등에도 파편이 튄 가운데, 무신사의 대응이 눈길을 끌고 있다. 무신사는 최초 충전재 이슈가 터진 직후 매출감소 우려에도 입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전수 검사에 나섰다. 문제가 된 브랜드에 대해서는 퇴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서 신뢰 상실의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이날 자체 뉴스룸을 통해 지난 1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다운·캐시미어 소재 상품 전수 검사결과를 발표했다. 무신사 측은 지난해 12월 일부 입점 브랜드 상품에서 충전재 혼용률 논란이 일자, 이달 초까지 12회에 걸쳐 전수 조사 진행 상황을 공개하고 있다. 이날 무신사는 검사 결과 42개 브랜드, 165개 상품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해 제재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무신사 플랫폼과 29CM 플랫폼에 제시한 상품 정보와 달리 허위 내용을 적시한 곳들이다. 무신사 측은 전체 7968개(상품 단위 기준) 중 현재까지 시험 성적서를 제출받은 비율은 약 87%로, 나머지 상품들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관련 업계에선 무신사의 과감한 대처방식에 주목한다. 입점 브랜드가 수천여 개에 달하는 패션플랫폼 기업 특성상 판매 중인 상품을 100% 검수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문제가 된 브랜드 퇴출로 자칫 매출 감소라는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입점 브랜드에 책임을 전가하는 등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다른 기업과 달리, 무신사는 선제적으로 평판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며 "신뢰 회복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신사의 적극적 행보는 다른 유통 플랫폼의 변화로 이끌어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입점 패션업체들에 공인시험 성적서 자료 제출을 의무화했다. 오픈마켓을 운영 중인 네이버도 스마트스토어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패션 의류잡화 상품에 관한 허위정보가 적발될 경우 즉시 퇴점 처리한다고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패션 플랫폼, 종합 이커머스 쇼핑몰 등은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무신사가 지난 4일 밝힌 혼용률 허위 기재 브랜드 7개 상품에 대해서 뒤늦게 품절 처리를 취했으나, 이날 추가로 공개된 42개 브랜드 상품에 대해서는 여전히 판매 중인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무신사의 선제적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뒤늦은 '사후 조치'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유통 업계에서 고객 신뢰와 건전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기업들도 적극적인 태도로 동참할 필요가 있다"며 "무신사의 선제 대응이 건강한 패션 생태계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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