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EU, 모두 강경...대서양 관세전쟁 회피 어려워
EU 집행위원장 "단호하게 대응"
자동차·식음료 EU 관세, 미국보다 높아
관세 조정해도 미 무역 적자 해소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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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북중미 관세전쟁은 일단 유예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도 대화할 것이라고 해 2차 미·중 관세전쟁도 유예될 가능성이 있다.
◇ 미-멕시코·캐나다 북중미 관세전쟁 발발 한달 유예
트럼프 "EU 관세 곧 일어날 것"...트럼프-EU, 모두 강경...대서양 관세전쟁 회피 어려워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타깃은 유럽연합(EU)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EU에 대한 관세 부과가 분명히 일어날 것이고, 이것도 '곧'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도 자동차·농산물의 적자를 거론하면서 "EU는 수년 동안 미국을 학대해 왔는데, 그들은 (이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EU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EU산 제품에 대해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면 관세전쟁은 대서양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유럽 27개국이 가입한 EU가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를 통해 단일 대오를 형성,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대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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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 "공격시 대응"...숄츠 총리 "EU, 이익 추구 역량 갖춰"
실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비공식 '국방 정상회의'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불공정하고 독단적으로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경우에 EU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이 자리에서 "친구 간에도 문제나 견해차가 있을 수 있으며 대화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면서도 "우리 스스로의 가치와 원칙을 방어해야 하며 이익에 대해 타협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만약 우리가 무역 측면에서 공격당한다면, 유럽은 진정한 강대국으로서 스스로 일어서 대응해야 한다"고 했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EU는 강력하며 스스로의 이익을 추구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EU산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EU는 위스키·오토바이·청바지 등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로 대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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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 글로벌 시장조사에 따르면 미국산 제품에 대한 EU의 관세는 평균 3.95%이며, EU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평균 3.5%로 큰 차이가 없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불만을 제기해 온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대한 EU의 관세는 10%로 2.5%인 미국의 4배다. 식음료에 대한 EU의 관세도 미국보다 평균 3.5% 더 높다.
이에 따라 미국과 EU가 협상을 통해 이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조정한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인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5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최고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지만, 2023년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총수출액 1480억달러보다 많은 2790억달러(수입 4270억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