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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에 비해 가장 많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증권사는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136억원으로 3889억원을 기록한 1분기보다 45.1% 감소했다.
키움증권 외에 주요 대형 증권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NH투자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870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25.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금융지주도 26.8% 줄어든 2368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2032억원으로, 키움증권에 이어 40%대 하락폭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영업이익 하락폭이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6.4% 감소가 예상되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시장에서 증권사들의 2분기 성적표가 부진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내외부의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과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증시가 조정 국면을 이어가던 중에 국내 증시에 악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증권 거래량이 줄고, 이에 따라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도 감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4월에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CFD(차액결제거래) 사태로 주가가 폭락했고, 5월에도 5개 종목 하한가 사태가 터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나빠졌다. 폭락 사태 전인 4월 초에는 코스피 거래랑이 8억3000만주 정도였지만, 현재는 4억 주 가량으로 줄었다.
외국인의 매도세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주 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보였고, 총 순매도 규모는 1조1300억원에 달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비용 반영, IB(기업금융) 관련 유가증권 평가손실, 그리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채권 상각을 위한 충당금 부담 등이 2분기 실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긴축 기조로 하반기에도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부동산PF도 잠재 위험 요소이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하반기 증권사 실적이 상반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판단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 증시의 대표 종목인 반도체 업종이 하반기부터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고,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조사로 위축됐던 투자심리도 회복되면서 증권사 실적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PF 역시 대형사를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상장 증권사의 주가가 올해 초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는 올해 초 10만9083원에서 12만9545원으로 상승했고, 삼성증권 역시 4만1917원에서 4만5000원으로 올랐다. 한국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7만4000원에서 7만5545원으로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실적 회복으로 올해 가장 큰 영업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증권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꼽는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의 2023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944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73.1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기순이익 역시 32.6% 늘어난 848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 보는 한국투자증권의 실적 개선 요인은 위탁매매 수수료 증가다. NH투자증권은 올해 한국투자증권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을 지난해보다 13.28% 늘어난 2900억원으로 추정했다.
IPO(기업공개) 실적이 타 증권사에 비해 앞서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한 IPO 수는 5건으로, 6건인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공모총액도 1401억1700만원으로 업계 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