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지배구조 개선 의지 맞물려 주목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의 사외이사 38명 중 30명(78.9%)의 임기가 이달 종료된다. 신한금융은 11명 중 10명, KB금융은 7명 중 6명, 하나금융은 8명 중 8명, 우리금융은 7명 중 4명, 농협금융은 5명 중 2명이 임기 만료 대상자다. 신한금융은 변양호 사외이사가 지난달 사퇴하면서 11명으로 줄었고, 농협금융은 사외이사 2명(송인창·이순호)이 지난달 사퇴하면서 5명이 됐다.
신한금융은 오는 23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규모를 9명으로 줄이는 한편 신규 추천은 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이사회 운영 구조 개선' 기조 속에 사외이사직을 꺼리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경우 임기가 남은 김조설 일본 오사카상업대 경제학부 교수와 2명(박안순·허용학)을 제외한 나머지 8명 사외이사가 직을 유지하게 된다.
KB금융은 임기 만료를 앞둔 사외이사 6명 중 절반 가량을 교체한다. 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 사외이사가 자리를 비울 예정이며 권선주·오규택·김경호 사외이사는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된다. 3명(조화준·여정성·김성용)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를 통해 신규 추천됐고, 임경종 후보는 주주제안으로 추천됐다. 안건이 이대로 통과된다면 사외이사는 8명으로 확대된다.
우리금융에선 손태승 회장과 손발을 맞춘 노성태·박상용·장동우 사외이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이들은 우리금융 출범 이후인 지난 2019년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해 왔다. 상법 시행령에 따라 2년 가량 임기를 더 수행할 수 있지만 결국 퇴진을 선택한 것이다. 노 이사의 경우 한화생명 추천으로 사외이사 직을 맡았다가 지난해 한화생명이 우리금융 지분을 매각하면서 자연스럽게 빠진 것으로 보인다. 정찬형 사외이사는 오는 24일 주주총회에서 재추천될 예정이며 지성배·윤수영 후보가 새로 합류한다. 이로써 우리금융 사외 이사는 6명으로 줄게 된다.
하나·농협금융도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두 곳 모두 임기 만료 사외이사들이 최대 임기 제한에 해당하지 않아 연임은 가능한 상태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8명(백태승·김홍진·양동훈·허윤·이정원·권숙교·박동문·이강원) 전원이, 농협금융은 사외이사 5명 중 2명(남병호·함유근)이 이달 임기가 만료된다.
그러나 농협금융이 지난해 말 새로운 회장을 맞았고, 금융 당국 역시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어 진용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외이사가) 경영진과의 친소 관계로 이사회에 장기 잔류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며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