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성남FC에 10억씩 4차례 후원
'돈만 챙기고 요구 미수용 우려 때문', 대가성 농후
대표 반대 속 후원 결정…이해진 총수 소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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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지난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사 전후 확보한 증거물과 진술을 바탕으로 이 대표와 성남FC 후원 기업들 관계자의 신병 처리 방식을 고심하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해선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단독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조사가 진행 중인 위례·대장동 사건까지 묶어서 영장을 청구할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려고 할 경우 후원 기업 6곳, 특히 네이버에 대한 수사가 더 철저하게 진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검찰이 소환된 이 대표에게 네이버 관계자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을 접촉한 후 성남시 요구안을 정리한 문건(네이버 회의 자료)을 등을 제시할 정도로 네이버의 성남FC 후원의 '대가성'이 명확해지고 있는 정황이지만 정작 네이버의 후원금 지원 결정 과정과 결정권자에 관해선 수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이 확보한 '네이버 문건'에 성남FC를 후원하기 위한 네이버 '쪼개기 후원 전략'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져 네이버 경영진, 특히 후원 당시 이사회 의장이던 이해진 총수에 대한 소환 조사가 '성남FC 후원금' 의혹의 전모를 밝히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JTBC 보도에 따르면 2015년 네이버와 성남시·성남FC·공익법인 희망살림이 서명한 협약서에는 네이버가 2015년 5월과 9월, 2016년 5월과 9월로 나눠 40억원의 후원금을 내기로 돼 있다.
검찰이 확보한 네이버 문건에는 당시 네이버가 4번에 걸쳐 쪼개기 후원을 한 배경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문건에는 '한 번에 주면 요구 사항을 안 들어주고 돈만 받을 수 있으니 10억씩 나눠서 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는데, 실제로 네이버가 마지막 10억원을 내기로 한 2016년 9월에 네이버 신사옥 인허가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해당 문건이 네이버 후원금의 대가성을 입증할 핵심 증거로 보고 있다. 또 2015년과 2016년을 제외한 시기에 후원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대가성을 뒷받침할 정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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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후원금의 대가성을 입증할 검찰의 네이버 '윗선' 수사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후원 당시 대표직을 맡았던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의 소환 조사만 이뤄진 상태다. 특히 김 전 대표가 검찰 조사에서 "성남FC 후원이 뇌물성이 될 수 있으니 자신은 반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해진 총수가 성남FC 후원금을 최종적으로 결정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총수는 현직인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 취임하기 전인 2013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고, 김상헌 당시 대표는 이사였다.
검찰은 김상헌 전 대표 등의 진술을 바탕으로 네이버가 성남FC가 40억원을 후원한 대가로 2016년 9월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소재 네이버 제2 사옥 '1784' 건설 등과 관련해 혜택을 받은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 '윗선'의 핵심 당사자인 이해진 총수에 대한 소환 조사 여부는 검찰의 '수사 중'이라는 답변에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MBN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를 통해 성남FC 후원금을 우회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희망살림이 후원 당시 10억원을 초과하면 행정안전부에 이를 등록해야 하는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살림은 4자 협약이 이뤄지기 전 서울시에 8억7000만원 규모의 기부금품 모집등록 신청서를 냈으나,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