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통령과 전설적 장군 아들, 저항 중심
탈레반 고위관계자, 잇따라 카불 입성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 구성 논의...수주 내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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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도 탈레반 지도자들은 지난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회담을 하면서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 구성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VOA는 기존 아프간 정부를 지지하는 탈레반 반군 세력이 북부 지역 세곳을 탈환했다며 친(親)탈레반 소셜미디어(SNS)가 북부 바글란주에서의 군사적인 역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압둘 하미드 반군 지역사령관은 새로 점령한 지역 중 하나인 안드라브에서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이번 ‘역전’을 탈레반에 대한 봉기라고 묘사하고, 그의 군대가 바글란 전체를 점령하기 위해 인근 다른 지역으로 진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탈레반은 반격을 준비하기 위해 쿤두즈에 있던 병력을 급파했다고 VOA는 전했다. 암룰라 살레 전 부통령은 수일 전 고향인 북부 판지시르주에서 탈레반에 강력하게 저항하는 조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었다.
살레 전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아슈라프 가니 전 대통령이 지난 15일 탈레반의 카불 입성 전 해외로 도피했기 때문에 아프간 헌법에 따라 자신이 임시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타지키스탄 두샨베주재 아프간대사관은 18일 가니 전 대통령 대신 살레 전 부통령의 사진을 대사관 내에 내걸었다.
VOA는 살레 전 부통령이 고(故) 아흐마드 샤 마수드 장군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의 지원을 받아 판지시르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수드 장군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 이전 정부 기간 아프간 지방과 요새를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VOA는 설명했다.
전체 34주 중 카불 북부 판지시르는 파르완과 함께 아프간 34개주 가운데 탈레반이 점령하지 못한 2개주에 속한다.
여기에 바글란주 일부도 반군 세력이 점령함에 따라 탈레반의 아프간 전역 지배가 현실화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탈레반 지도자들은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최고위원회 의장과 하미드 카르자이 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분쟁으로 찢어진 나라를 운영하기 위해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 구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 고위관계자는 탈레반 창설자 중 한 명으로 조직 내 ‘2인자’로 평가받는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카불에서 포용적 정부 구성을 위해 다른 지도자, 정치인들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외신들은 바라다르가 지난 17일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며 그의 등장이 곧 새로운 통치 체제 발표가 임박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로이터통신은 탈레반 소속 관리가 “법률·종교·외교 정책 전문가들이 앞으로 몇 주 안에 새 정부의 틀을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새 정부의 틀이 서구에서 정의하는 민주주의는 아니겠지만, 모든 사람의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을 창설한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이자 탈레반 군사 작전을 총괄하는 물라 무하마드 야쿠브도 16일 카불에 입성했다.